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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사격장 진입로 막은 주민···해병대 이틀째 훈련장에 갇혔다

중앙일보 2020.11.13 17:50
경북 포항시 수성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트랙터로 장기면 수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를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수성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트랙터로 장기면 수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를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사격훈련을 앞두고 주민들이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의 진입로를 봉쇄하면서 이미 훈련을 마친 해병대 병력이 이틀째 훈련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수성사격장에선 현재 훈련을 마친 해병대 100여명과 장비 30대가 이틀째 대기 중이다.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자주포와 전차를 동원한 훈련을 한 뒤 훈련장을 나서려 했지만 시위대에 가로막힌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군 병력이 제대로 드나들지 못하면서 병사들이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해병대 1사단 병력과 자주포가 훈련을 위해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있는 사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일 해병대 1사단 병력과 자주포가 훈련을 위해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있는 사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진입로를 막은 건 '수성사격장반대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200여명으로 오는 16일 예정된 주한미군의 훈련 취소와 훈련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트랙터 8대와 경운기 1대 등으로 진입도로 2개 차로를 가로막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군 당국은 앞서 지난달 12일 시작하려던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사격훈련을 주민 반발로 한 차례 미뤘다. 이어 오는 16일부터 4주간 수성사격장에서 다시 훈련하기로 하자 주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주한미군은 1953년부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양평사격장)을 사용하다 인근 주민의 반발에 지난 2월 포항으로 훈련장을 바꿨다.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은 연간 총 64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절반가량만 마친 상태다.  
 
주한미군 AH-64D 아파치 공격헬기가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주한미군 AH-64D 아파치 공격헬기가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지난 55년 동안 한국군의 훈련만으로도 소음과 진동에 불편이 컸는데 주한미군까지 수성사격장을 사용하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에 포항 시의회도 최근 미군 헬기 사격훈련을 전면 중단하고 사격장을 폐쇄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에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지난 3일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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