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구미호뎐’에서 첫사랑 상대로 만난 아음(조보아)과 이연(이동욱).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e46d22ca-f1b5-4bd8-9cbf-0524ee3a806c.jpg)
드라마 ‘구미호뎐’에서 첫사랑 상대로 만난 아음(조보아)과 이연(이동욱). [사진 tvN]
![600년 후 이들은 괴담 프로그램 PD 남지아의 모습으로 다시 만난다.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0bb00ffb-45bc-4281-86dc-e48811b82ab7.jpg)
600년 후 이들은 괴담 프로그램 PD 남지아의 모습으로 다시 만난다. [사진 tvN]
‘그알’ 출신 한우리 작가 방대한 자료조사
어둑시니·불가살이 등 새로운 인물 발굴
‘도깨비’ 잇는 전통설화 재해석 시도 호평
따로 노는 판타지·멜로·스릴러는 아쉬워
“옛날 이야기 속 귀신들 왜 안 보일까”
![염라대왕 누이이자 내세출입국 관리사무소 실세인 탈의파(김정난).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8e2c3ace-c1da-4460-8db0-fd8ce8c63554.jpg)
염라대왕 누이이자 내세출입국 관리사무소 실세인 탈의파(김정난). [사진 tvN]
![마음 속 두려운 존재와 맞닥뜨리게 하는 어둑시니(심소영).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1a7cad78-68c6-4013-8bb5-a6e45d42cfe9.jpg)
마음 속 두려운 존재와 맞닥뜨리게 하는 어둑시니(심소영). [사진 tvN]
한 작가는 “고전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이되 ‘어반 판타지’라는 드라마 콘셉트와 부합하는가. 2020년 현재에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캐릭터인가”라는 기준을 가지고 추려 나갔다. 그는 “어둑시니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낯선 캐릭터가 아니다. 살다 보면 어둑시니처럼 마음속에 잠재된 상처를 뒤흔드는 인물이 우리 인생에 뛰어들어 지옥을 만들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그런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면 “누구나 직진인가, 후진인가, 우회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므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고 이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즙 아줌마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잊혀진 어둑시니가 유명 전래동화 속 인물인 우렁각시(김수진)를 부러워하는 모습도 공감을 샀다.
CG 발전이 저승-이승 잇는 상상력 이끌어
![백두대간을 다스리던 산신 시절의 이연의 모습.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a9ee64ef-2cf5-4702-ad20-b9cfc2a89efa.jpg)
백두대간을 다스리던 산신 시절의 이연의 모습. [사진 tvN]
![인간과 구미호 사이에서 태어난 이랑(김범). 꽈리를 먹으며 수명을 연장해 왔다.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3/880d796a-307e-4cdf-aa49-496c6dbd5a35.jpg)
인간과 구미호 사이에서 태어난 이랑(김범). 꽈리를 먹으며 수명을 연장해 왔다. [사진 tvN]
한우리 작가는 “이번 작품을 기획하면서 잊을 수 없는 풍경이 있다”며 강원도 노추산에 쌓인 3000개의 돌탑을 꼽았다. 그는 “아들 둘을 사고로 잃은 한 어머니가 26년간 쌓아올린 돌탑을 보며 무엇을 빌었을까 상상했다”며 “‘생떼 같은 자식들 죽어서도 배곯지 마라. 한데 있지 말거라’ 같은 게 아닐까. 한국의 사후 세계는 이런 정서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CG 역시 한국적 묘미를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위지윅스튜디오 이덕우 본부장은 “한국 토종 여우의 눈동자를 참고해 이동욱의 ‘금안’을 만들고 한국의 절경을 조사해 VFX 세트장에서 백두대간 장면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섞여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북유럽 신화에 기반을 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 전통 설화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여러 인물을 결합한 ‘구미호뎐’은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멜로와 판타지, 스릴러 등 여러 장르를 섞다 보니 어느 회차는 ‘손 the guest’(2018) 같은 오컬트물, 어느 회차는 ‘트와일라잇’(2008) 같은 판타지물로 보인다”며 “허구의 세계를 다룬 판타지일수록 몰입도가 높아야 하는데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공감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