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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니폼 입고 6년 만에 뭉친 '호랑이 형제'

중앙일보 2020.11.12 16:13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서 다시 뭉친 이종현(왼쪽)과 이승현. 장진영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서 다시 뭉친 이종현(왼쪽)과 이승현. 장진영 기자

 
12일 고양실내체육관.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포워드 이승현(28·1m97㎝)과 센터 이종현(26·2m3㎝)이 붉은색 33번, 32번 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얼핏보면 고려대 유니폼 같았다. 둘은 2013년과 14년 고려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2년 선후배다. 별명은 학교 상징 호랑이에 빗대 이승현은 ‘두목 호랑이’, 이종현은 ‘동생 호랑이’. 33번과 32번은 고대 시절 등번호와 같다.

고려대 전성기 이끈 이종현-승현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서 재회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줄 몰랐다
'고양 수호신' 승현형 보좌하겠다"

 
전날 오리온·울산 현대모비스·전주 KCC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이종현이 현대모비스를 떠나 이승현이 있는 오리온에 왔다. 2017년 농구대표팀에서 함께 뛴게 마지막이고, 대표팀을 제외하고 한 팀에서 재회한건 6년 만이다.
 
둘은 고려대 시절이던 2013년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그 때와 같은 사진포즈를 요청하자, 두 사람은 “와~ 이 때 기억도 안난다”면서도 똑같이 재현해줬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이종현(왼쪽)과 이승현이 7년 전 사진포즈를 재현했다. 장진영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이종현(왼쪽)과 이승현이 7년 전 사진포즈를 재현했다. 장진영 기자

고려대 시절 트윈타워였던 이종현과 이승현이 숙소에서 양팔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고려대 시절 트윈타워였던 이종현과 이승현이 숙소에서 양팔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이종현은 “형이랑 은퇴하기 전에는 꼭 한 팀에서 뛰자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 몰랐다”고 했다. 이승현은 “(최)진수 형이 현대모비스로 가서 아쉬움 반, 종현이가 와서 좋은 기분 반이다. 제가 40분 풀타임을 뛸 수 없기에 든든한 아군을 얻었다. 종현이가 빨리 팀에 녹아들고 팬들 사이에서 안좋은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종현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2016년 신인 1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기대와 달리 아킬레스건과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해서 오랜기간 재활했다. 올 시즌도 현대모비스에서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승현은 “내가 상무에서 뛰던 2017년, 종현이가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군에서 걱정돼 전화를 걸었다. 이듬해에는 무릎을 다쳐 안타깝고 짠했다. 종현이가 ‘여기서 끝내는게 맞냐’고 하길래, ‘너가 농구한 세월이 있고 걸어온 길이 있는데 주저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고 말해줬다”고 했다.
고양 오리온 이종현과 이승현이 점프하며 서로 몸을 맞대고 있다. 장진영 기자

고양 오리온 이종현과 이승현이 점프하며 서로 몸을 맞대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13년 1월 고려대 시절 이승현과 이종현. [중앙포토]

2013년 1월 고려대 시절 이승현과 이종현. [중앙포토]

 
‘호랑이 형제’는 올해 비시즌에 합동 훈련하고, 지난해 우정반지를 맞춘 각별한 사이다. 집도 팀 연고지 경기도 고양시로, 차로 10분 거리에 산다. 이승현은 “어제도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제 생일날 ‘10년 우정’ 기념으로 반지를 맞췄다. 내가 고1, 종현이가 중2때 ‘형과 친해지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종현은 “고려대도 형 때문에 진학한 것”이라고 했다. 둘은 청소년대표팀에서 룸메이트를 하며 가까워졌다.
 
이종현은 “꼬북칩 초코츄러스를 좋아한다. 요즘 구하기 어려운데, 승현이 형이 그 어려운걸 해줬다”며 웃었다. 꼬북칩은 오리온 모기업 오리온의 과자다.
 
이종현은 “지금 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저만 잘하면 옛날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감각이나 체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팬들의) 걱정을 깰 자신이 있다”며 “강을준 감독님이 ‘종현이는 종횡무진 뛰어다녀라’고 조언해주셨다. 승현이 형 별명이 ‘고양의 수호신’인데, 제가 ‘수호신의 보좌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지난해 우리팀이 꼴찌였는데 6강 드는게 목표다. 종현이가 적응하고 경기감각을 끌어올려야하는데, 안되면 제가 멱살이라도 잡고 끌고가겠다”며 웃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서 다시 뭉친 이종현(왼쪽)과 이승현. 장진영 기자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에서 다시 뭉친 이종현(왼쪽)과 이승현. 장진영 기자

 
고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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