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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복지 400개인데 굶어죽는 사람 있다, 복지 재건축을”

중앙일보 2020.11.12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푸드뱅크같은 민간에 복지 참여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서상목 ICSW 회장. 최정동 기자

푸드뱅크같은 민간에 복지 참여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서상목 ICSW 회장. 최정동 기자

“20년간 쌓아 온 업적이 코로나로 인해 1년 만에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국가에만 맡기면 효율성 떨어져
푸드뱅크같은 민간에 길 열어줘야
양극화 해결 위해 기본소득 논할 때
현금복지 줄이면 재원 마련 가능”

서상목(73)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세계적으로 분배 문제가 심각해졌다. 세계은행은 최근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1억명이 최빈층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 연말 8800만~1억1400만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빈층은 하루 1.9달러(약 2100원) 이하를 버는 이들을 말한다.
 
1993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서 회장은 지난 8일 한국인 최초로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2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ICSW는 사회복지·개발 등에 기여할 목적으로 1928년 설립된 비영리 민간 국제단체다. 70개국 109개 단체가 회원이다.
 
서 회장은 11일 인터뷰에서 “20년간 국제사회 공동목표인 새천년개발목표(MDG)와 지속가능개발목표(SDG) 등을 통해 빈곤 계층의 빈곤 탈피를 도왔는데 코로나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선 4차 산업혁명 이후 양극화 문제가 더 커졌는데, 이런 어젠다 세팅에 역점을 두려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국가가 복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민간도 역할이 있다. 국가에만 맡기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재정을 감당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혼자 할 생각하지 말고 공동모금회나 푸드뱅크같은  민간 참여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개도국에는 경제개발 초기부터 빈곤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이 같이 뛰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다양한 사회복지 모델을 공유하고 국제무대에서 리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양극화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을 논의할 때라고 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복지가 290여개로 지방정부까지 합하면 400개나 된다. 그런데도 굶어 죽는 사람이 나오고 사각지대가 있다”며 “공급자 중심이다 보니 아는 사람만 타 간다. 복지 제도를 재건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금성 복지를 줄이고 기업의 조세 감면 축소 등으로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모자라면 부가가치세 세율을 올리는 것을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서 회장은 “기본소득으로 재정 상황이 나빠진다고 하는데 알래스카처럼 특별 회계를 만들어 돈을 모아놨다가 걷힌 돈 만큼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적자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서 회장은 “세계은행이나 UN은 조직이 있지만 ICSW는 조직이 없고 회원만 있다. 회장 주도로 각종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펀딩을 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를 시작으로 국제기구 및 글로벌기업의 재정 지원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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