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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가을야구 처음엔 다 그랬어

중앙일보 2020.11.12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 7회 말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결의를 다지는 KT 선수들. 이날 비록 졌지만 반전을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 7회 말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결의를 다지는 KT 선수들. 이날 비록 졌지만 반전을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2013년 창단한 프로야구 ‘막내’ KT 위즈가 7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직행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에 2연패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야수진의 실책이 나오고 득점권에선 방망이가 침묵하는 등 세밀함이 떨어졌다.
 

벼랑 끝 몰린 KT, 오늘 PO 3차전
실책·빈타 등 두산에 밀린 세밀함
두산, 단기전 확실한 카드만 꺼내
KT 쿠에바스·두산 알칸타라 선발

가을야구 초보였던 대부분의 팀이 겪은 일이다. 2011년 창단한 9구단 NC 다이노스는 2014년에 첫 가을야구를 맞이했다. 당시 3위로 준PO에 직행했다. NC를 열렬히 응원하는 ‘마산 아재’들이 창원 홈을 가득 메웠다. 1, 2차전에 나온 NC 투수진은 얼어있었다. 타자들은 득점 기회에서 삼진을 당했다. 역시 세밀함이 떨어졌다. 4위 LG 트윈스에 2연패를 당했다. 서울 잠실 원정에서 1승을 거뒀지만, 결국 1승3패로 탈락했다.
 
2013년, LG도 2위로 PO에 올랐다. 무기력했다. 2002년 이후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LG 팬들 열기가 엄청났다. LG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 판매가 급증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던 LG는 두산에 1승3패로 졌다. 야수의 실책과 투수의 제구 난조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한화 이글스도 2018년에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대전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2연패 당했다. 서울 고척 돔에서 1승을 만회했지만, 결국 1승3패로 짐을 쌌다. 한화의 가을야구를 보기 위해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정작 한화가 경기장에서 보여준 건 번트 작전 실패에 주루사, 그리고 잔루가 속출하는 엉성한 경기력이었다.
 
“가을야구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두산은 비록 정규시즌에선 KT보다 아래인 3위였지만, 가을야구에서는 KBO리그 맏형이다. 최근 5시즌 두산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김태형 감독은 경험을 통해 얻은 확고한 단기전 운영 철학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시험 무대가 아니다. 가장 승산이 있는 선수만 기용한다. 다른 카드는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 허를 찌르는 카드는 보기 어렵다. 마무리 이영하가 흔들려도 계속 기용하는 이유다. 대주자 1순위는 무조건 이유찬이다.
 
KT는 PO 1차전에선 ‘깜짝 카드’를 꺼냈다. 3차전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불펜으로 투입했는데, 3분의 2이닝 2실점 했다. 2차전 득점 기회에서는 적시타 대신 병살타가 나와 흐름을 끊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타순을 잘못 짰다. 내 잘못”이라고 후회했다. KT도 꾸준히 가을야구 경험을 쌓는다면 두산처럼 될 수 있다. 두산도 2000년대 가을야구에서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만년 준우승팀이었다. 그 실패를 거울삼아 2015년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KS에 올랐다.
 
첫 가을야구에서 연거푸 쓴잔을 든 KT는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돔에서 이번 포스트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 PO 3차전을 맞는다. 선발 쿠에바스는 올 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4.10이다. 두산전 3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5.02로 부진했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올 시즌 유일한 20승(2패) 투수다. KT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이 4.24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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