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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70도로 최대 6억회분 수송" 화이자 백신 보급 특급작전

중앙일보 2020.11.11 18: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뒤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바로 저온 유통(콜드체인) 시스템 개발이다. 아무리 효과적인 백신도 최근 국내 독감백신 사례처럼 잘못 보관·유통하면 그 효능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최종 단계인 3상 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화이자 백신'을 어떻게 보관하고, 실어나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이 백신은 '영하 70도'란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효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다량의 백신을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유통하는 '매머드급 수송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화이자는 수개월에 걸쳐 최대 6억회 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하고 투여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보급될 화이자 백신은 미시간주 칼라마주에 있는 화이자 생산 공장에서 나온다. 운송할 땐 백신을 초저온 냉동고에서 꺼내 보랭 기능이 있는 보관함으로 옮겨 담는다. 화이자는 영하 70도에서 열흘간 백신 1000~5000회분을 보관할 수 있는 특수 보관함을 만들었다.
 
이때 백신 효능이 떨어지지 않게 드라이아이스도 함께 넣는다. 백신 보관함들을 실은 컨테이너에는 위치와 온도를 모니터링하는 GPS 추적기와 열 센서가 장착돼 있다.
 
백신을 실은 컨테이너들은 트럭들과 항공기에 실려 각 지역으로 배송하게 된다. 화이자는 백신 배달을 위한 항공편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20차례씩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백신은 수송 용기에서 열흘 정도 보관될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을 공급받는 곳들은 특수 냉장고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백신은 최종적으로 병원 등에서보다는 대규모 접종 시설에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전염병 전문가인 줄리 스완은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선 적어도 초기에는 대형 병원이나 코로나 진료소처럼 주차장에 건축된 대형 보급시설을 찾아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화이자 백신이 온도에 유독 취약한 이유는 백신을 개발한 방법 때문이다. 이 백신은 유전 물질인 '리보핵산(RNA)'을 주사해 인체에서 직접 항원을 만들어 면역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RNA는 온도에 민감해 초저온이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효능이 없어진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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