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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 지지율 첫 1위…"식물총장을 여권이 살려줬다"

중앙일보 2020.11.11 11:57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로 올라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현직 검찰총장이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검찰 내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대표‧도지사 제친 검찰총장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4.7%로 가장 높았다. 이낙연 대표는 22.2%로 2위, 이재명 지사는 18.4%로 3위를 차지했다.

 

추석연휴 전엔 10%대 초반에 머물렀던 윤 총장의 지지율이 국정감사(국감) 이후 10%대 후반까지 오른데 이어, 특수활동비(특활비) 논란 뒤 20%이상으로 또 한번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치솟는 상승폭이 뚜렷한 양상이다.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왼쪽부터)

이낙연, 이재명, 윤석열(왼쪽부터)

尹 “생각없다”→“생각해보겠다” 

검찰 내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검찰청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입문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윤 총장 역시 국감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뚝 잘라 말한 것과 달라진 태도였다.  

 

1위 껑충 오른 尹…왜?

여권에서 때릴수록 윤 총장 정치 도전의 명분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윤 총장의 지지율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및 여권과의 갈등 국면마다 껑충 뛰어올랐다.  
 
24.7%라는 지지율이 나온 데에도 최근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특활비에 대해 ‘주머닛돈’이라면서 점검‧조사를 지시한 것이 일조했다는 것이다. 조국‧박상기 전 장관도 쓴 특활비로 총장을 옥죄는데는 사실상 ‘총장 나가라’는 의도가 명백하다는 게 내부의 시각이다. 검찰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에 퍼부어진 여권의 맹공도 한몫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는 수사에 여당은 “정치 개입이자 국정 흔들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이후 신임차장검사 리더십에서 “검찰 개혁의 방향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살아 있는 권력도 잘못이 있으면 똑같이 수사한다’는 의지를 에둘러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명분 없는 공세가 계속 될수록 ‘공정’과 ‘국민’을 강조해온 총장 출정의 명분이 쌓이지 않겠냐”며 “그렇다면 총장의 역할론이 대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검사는 “채널A 의혹‧라임‧본인 측근 등 각종 사건에서 수사지휘권을 빼앗긴 ‘식물총장’을 살려준 것은 여권”이라고 짚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다만 현직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 인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이제 ‘정치인 총장’이라는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이라며 “정치인(추 장관)과 정치인(윤 총장)의 대결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계속되는 갈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윤 총장은 자숙하고, 추 장관은 점잖고 냉정하게 처신하라”고 지적한 것이다. 또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개입’이라고 규정하며 “공직자들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으로 판단돼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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