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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협회, 의도적 신문 부수 왜곡 조사해달라" 내부폭로

중앙일보 2020.11.11 11:48
한국ABC협회의 내부폭로를 보도한 미디어오늘.

한국ABC협회의 내부폭로를 보도한 미디어오늘.

국내 유일의 신문 부수 인증기관인 한국ABC협회에서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없는 유료부수 공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11일 미디어오늘은 “한국ABC협회 내부에서 ‘일간신문 공사(부수 조사)결과와 관련한 부정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진정서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돼 파장이 예상된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대현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진정서가 접수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연내에 조사단을 꾸려 확인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에 진정서…"현실에 없는 유료부수 발표"
"이성준 협회장, 신문사를 상전으로 모시며 전횡"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ABC협회 내부 관계자들은 9일 문체부 미디어정책과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지난 5년간 ABC협회 일간신문 공사결과는 신뢰성을 잃었고 공사과정은 불투명해 구성원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태”라며 “2020년(2019년도분) 공사결과 A신문은 발행부수 대비 95.94%의 유가율을 기록했다. 2019년도(2018년분) 공사결과 B신문은 93.26%의 유가율을 기록했다. 협회는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없는 유료부수 공사결과를 버젓이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신문은 조선일보, B신문은 한겨레라고 미디어오늘은 밝혔다.  
 
ABC협회는 신문사 본사로부터 분기별 부수 결과를 보고 받고, 30여 곳 이하의 표본지국을 조사해 본사가 주장하는 부수와의 성실률(격차)을 따져 부수를 인증하고 있다. 진정서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신문사의 (표본)교체지국과 교체지국 수, 교체 사유에 대해 ABC공사원이 전혀 인지하지 못해 의도적 부수 왜곡이 가능한 상황”이다.  
 
미디어오늘은 또 발행 부수 100부 중 조선일보는 96부, 한겨레는 93부가 돈을 내고 보는 유료부수라는 ABC협회 공사결과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신문지국 현장과 광고업계의 반응도 보도했다. “ABC협회가 내놓은 조선일보 유료부수에서 30만 부 정도는 빠진다고 봐야 한다. 업계에서 동아일보가 유료부수 2등으로 올라갈 때 ABC협회에서 계획적으로 (공사를) 나간 것 아닌가 의구심을 가진 적도 있다”(전국종합일간지 서울지역 신문지국장), “ABC협회가 아무리 신문사 회비로 운영되더라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지국에 들어오는 신문의 최소 3분의1은 파지다” (전국종합일간지 경기도지역 신문지국장), “불가능한 수치다. 유가율은 80%대가 현실적인 최대치다. ABC협회의 조사결과가 광고주들 사이에서 지표의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광고업계 관계자) 등이다.
 
미디어오늘은 이성준 ABC협회장의 전횡을 비판하는 ABC협회 내부 관계자의 발언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성준 회장이 ‘우리는 신문사를 주인으로 모시는 조직’이라는 마인드를 강조했다. 우리는 하인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가 부수에 관여하며 전횡을 벌이고 있다”며 “(조선일보처럼) 발행 부수의 96%를 유료부수로 판매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있을 수 없다. 신문사들이 경영 차원에서 발행 부수를 줄였는데 유료부수가 줄지 않으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회장들은 (공정한 부수 공사를 위한) 방패막이였지만, 이 회장은 오히려 신문사를 상전으로 모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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