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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더 센 것 있다…주가조작 귀띔, 정관계 거액 차익"

중앙일보 2020.11.11 05:00 종합 8면 지면보기
2020년 4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구속 기소).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연합뉴스

2020년 4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구속 기소).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가조작 정보를 정관계 고위 인사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라임 사태 관련자가 중소 규모 상장사를 대상으로 주가조작을 한 혐의가 드러난 적은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미리 고위층에게 전달해 이익을 준 내용은 처음 드러났다. 검찰은 최근 이런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치인·공무원·금융업계 관계자 거론”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봉현 전 회장 등 라임 사태 핵심 관계자가 정기적으로 상당수의 정치인, 고위 공무원(금융당국·교정직 등), 금융업계 관계자 등과 모임을 가지며 ‘서비스’를 해왔다고 보고 있다. 주가를 조작하기 직전 타깃 종목에 투자하면 큰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귀띔하는 식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혹시라도 주가조작에 실패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원금을 되돌려주겠다”는 식의 약속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제안을 받은 사람 중에선 거액을 투자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뉴스1

서울남부지검. 뉴스1

“타깃 3개…4개월 새 15배 급등”

S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S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조작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지목되는 종목은 S사, E사, P사(현 사명 기준) 등 3곳이다. 이들 종목은 특별한 호재 없이 단기간에 급등한 전력이 있다. S사는 2015년 5월 말 종가 6000원을 기록했다. 2개월가량 뒤 장중 2만1900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S사는 이후 몇 차례 급등락을 반복하다 현재 폭락해 거래가 정지됐다.
 
E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사는 2017년 12월 말 종가 1만700원을 기록했다. 1년가량 뒤 장중 주가 7만9400원을 기록해 8배에 육박했다. P사는 더 극적이다. 2017년 9월 말 종가 1870원에서 4개월가량 만에 장중 2만7850원까지 15배가량 폭등했다. 두 종목은 모두 최고점에서 단계적으로 급락했고, 현재 거래가 정지됐다. 라임 일당이 시세조종 혹은 거짓 사업계획 유포, 미공개정보(투자계획) 유출 등을 통해 급격히 주가를 끌어올린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P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P사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만일 이 세 종목에 대한 주가조작이 이뤄졌고 그 수혜를 라임 일당과 공직자 등이 나눠 가졌다면, 그 피해는 뒷사정을 모른 채 투자에 나선 ‘개미’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이 피해까지 합하면 라임 사태 피해 규모는 1조6000억원(펀드 환매중단 금액)을 넘을 수 있다.
 

“수사하면 김봉현 아킬레스건”

정보당국 관계자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이 부분을 수사하면 김 전 회장 등의 아킬레스건을 끊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드러난 직접적인 로비 의혹보다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임 사태 피해자 측의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는 “고위층뿐 아니라 일반인도 주가조작 계획을 전달받고 투자한 정황이 있다”며 “검찰이 이런 부분에 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측은 변호인을 통해 “국회에서 청문회 등 장을 만들어 준다면 궁금해하는 내용을 소상하게 밝혀 의문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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