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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만들기 긴급좌담회] “통상환경 예측 가능성 커졌지만 낙관론은 위험”

중앙일보 2020.11.11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바이든 시대 통상 과제 

미국 대선 이후 통상·경제 정책을 전망하는 좌담회가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외교부 경제통상대사(전 주제네바 대사). 김성룡 기자

미국 대선 이후 통상·경제 정책을 전망하는 좌담회가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외교부 경제통상대사(전 주제네바 대사). 김성룡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대가 곧 열린다. 세계 경제와 통상 무대의 ‘1인자’ 미국의 지휘자가 바뀌는 대형 변수다. 9일 바이든 당선인의 통상·경제 정책을 전망하는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한 방향으로 모였다.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미국 리더십 보이면 WTO 개혁
시간 걸려도 불확실성 걷혀 희망적

최석영 외교부 경제통상대사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 높은 나라는
특혜무역지대 안에 들어가야 유리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노동·환경·지적재산권 등 분야에
핀셋 방식 개선 요구 거셀 수도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고 한국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낙관론은 위험하다.”
 
좌담회엔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외교부 경제통상대사,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박 원장이 사회를 보며 좌담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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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호 원장=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영무 연구위원=민주당은 세금을 더 많이 걷고 지출을 많이 하는 ‘큰 정부’ 기조를 펴왔다. 그런데 선거 결과 대통령은 민주당이고 상원은 공화당이 지켰다. 증세나 재정 확대 규모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재정 지출이 늘긴 할 텐데 양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트럼프는 셰일가스, 석유, 화학 등 전통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중시했다. 바이든은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등에 대해 지출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분야에 한국 기업의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바이든의 핵심 공약이 미국 기업에 투자의 과실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한국 기업의 대응은.
 
▶조=예측 가능성이 커졌지만 우리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트럼프는 ‘톱-다운(위에서 결정하고 아래에서 실행)’ 방식으로 해왔지만, 바이든은 실무진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정책을 실행해 나갈 거다. 여러 핀셋 규제에 대한 준비를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
 
북한 입장에선 미국이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느낄 만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과거 그럴 때마다 북한은 미사일을 쏜다든지, 핵실험을 했었다. 국내 기업은 (북한의 도발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박=보호무역 정책을 구사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최석영 대사=트럼프와 바이든의 통상 정책에 있어 유사한 점은 자국 우선주의와 불공정 무역 관행 억제다. 미국 제조업에 혜택을 많이 주고, 미국 밖에 투자하는 기업에 징벌적 과세를 하는 정책이다. 정부 조달에 있어 미국 기업 우대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본다.
 
다른 점으로는 대 중국 관계에 있어 트럼프식 일방 압박 정책보다는 규범과 국제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는 무역확산법 232조에 따라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징벌적 과세를 매겼는데, 바이든은 정책 재검토를 할 것 같다. ‘수퍼 301조(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에 관세도 부과했는데 바이든 당선인은 이를 계속 비판해왔다. 다만 중국의 산업 보조금, 불공정 무역, 지식재산권 등에 대해선 민주·공화당 모두 공통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박=관세 말고 다른 수단은.
 
▶최=세계무역기구(WTO)를 다시 활성화하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 합의에 따른, 규범에 의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중이 협력하는 분야도 있을 텐데.
 
▶최=환경 분야에서 같이 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중국이 압박받는 부분도 많다. 탄소세 도입도 개발도상국이나 중국 입장에선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반덤핑 관세 같은 세금을 맞아야 한다.
 
▶조=미국은 민주당·공화당 가리지 않고 첨단산업에 있어 중국 굴기를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 반드시 수출 환경이 좋아진다고만 볼 수 없다. 노동, 환경, 지적재산권 등 미국이 강점 있는 부분에 핀셋 방식으로 개선 요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베트남이 환율 조작국 대상에 들어갔다. 앞으로 통상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낙관론은 위험하다.
 
▶박=WTO가 어려운 상황이다. 상소기구 위원을 새로 뽑는 것도 막혀있고, 사무총장 선거도 지연되고 있다. 총체적 개혁 조치가 있을 수 있나.
 
▶최=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이 EU와 협력해서 구체적 개혁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WTO 사무총장이 누가 되든 간에 마비된 WTO의 사법·입법 기능을 부활시키고, 새로운 의제를 제시해 시한을 갖고 협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박=미국이 다시 리더십을 보이고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동맹국과 같이한다면 WTO 개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금방 바뀌진 않겠지만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최=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한국은 TP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모두에 들어가지 않았다. 미국이 TPP에 재가입하거나 CPTPP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지역무역협정에 참여한다면 한국도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우, 특혜무역지대가 인근 지역에 만들어졌을 때 그 바깥에 있는 것보다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리=조현숙·김남준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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