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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일부라도 살길…" 현수막 달다 추락 뇌사자 장기 기증

중앙일보 2020.11.10 16:46
지난달 30일 오후 3시 10분쯤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A씨(39)가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A씨 장기를 기증하기로 10일 결정했다. 사진 유족

지난달 30일 오후 3시 10분쯤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A씨(39)가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A씨 장기를 기증하기로 10일 결정했다. 사진 유족

지난달 30일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는 도중 6m 높이에서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진 A씨(39) 가족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신장, 간, 콩팥 기증키로…12일 장기적출 수술
친형 “호텔측, 사고 책임 회피…1인시위 할 것”

 A씨의 친형인 손모(41)씨는 10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살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주자는 생각으로 어렵게 결정했다”며 “동생의 신장, 간, 콩팥을 기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전문의인 손씨는 “평소 폐이식 수술을 하면서 장기이식의 숭고함을 마음으로 느껴왔다”며 “동생이 안타까운 사고로 장기이식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이렇게나마 동생의 죽음이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A씨에 대한 뇌파 검사를 10일과 11일 두 차례 실시한 뒤 오는 12일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사망 진단을 내리면 장기이식 적출 수술이 진행된다. A씨의 장례는 수술이 끝난 뒤 오는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손씨는 동생 장례가 끝나는 대로 호텔 측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특급호텔 측에서 동생이 다녔던 현수막 제작업체와 행사 대행업체 간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용도에 맞지 맞는 리프트를 제공하고, 안전관리를 하지 않은 특급호텔 측 책임이 큰데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고 말했다.
 
 손씨는 “호텔 측이 제공한 리프트는 작업자 2명이 가로 7m, 세로 5m짜리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기에는 부적절한 장비였다”며 “호텔 직원이 연회장에 테이블을 먼저 설치하는 바람에 리프트 바닥에 안전 지지대를 설치할 공간이 없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10분쯤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 설치작업을 하던 A씨(39)가 작업도중 리프트가 넘어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달 30일 오후 3시 10분쯤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현수막 설치작업을 하던 A씨(39)가 작업도중 리프트가 넘어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이에 대해 호텔 측은 “연회장을 대관한 행사업체 측에서 현수막 설치 위치를 바꾸면서 사고가 났다”고 반박했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연회장 정면에는 현수막을 부착한 뒤 올릴 수 있는 걸이대가 있어 리프트를 타지 않아도 된다”며 “행사업체가 사고 당일 걸이대보다 더 큰 현수막을 갖고 와 급하게 현수막 위치를 측면으로 바꿨으며, 행사업체 요구에 따라 리프트를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프트 바닥에 안전 지지대(아웃트리거)를 설치한 뒤 작업해야 하는데 작업 편의상 안전 지지대로 고정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호텔은 장소를 대관해줬을 뿐이고 하청 업체 안전관리 책임은 행사업체에 있다. 경찰 수사에 따라 대처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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