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민·요기요 합병 ‘조건부 승인’ 가닥…공정위, 다음달 결론

중앙일보 2020.11.10 16:14
공정거래위원획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최근 발송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뉴스1

공정거래위원획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최근 발송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하되,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없도록 조건을 걸어 놓겠다는 이야기다.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신고서가 공정위에 제출된 지 약 1년 만이다.
 
 10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DH)의 기업결합을 법률대리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M&A 승인 여부가 담긴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기업은 심사보고서를 받으면 공정위에 관련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최종 결정은 다음 달 9일 공정위 전원회의(법원 판결에 해당)에서 나온다.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관련 시장의 범위를 넓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을 음식 배달앱 시장으로 한정한다면 국내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합병은 독과점이 된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이미 90%를 넘는다. 배달 수수료 등 서비스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최근 쿠팡이츠 등 새로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배달 시장을 통틀어 봐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 특성상 앞으로 어떤 사업자든지 향후 배달앱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데다, 공공 배달앱까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진입 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작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한국산업조직학회의 ‘배달앱 사업자 간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분석’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했다.  
 
 다만, 공정위는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건을 달았다. 구체적인 조건은 전원회의에서 확정되지만, 배달앱 수수료 인상을 제한하거나 입점 업체와 배달원 등에 대해 불공정한 조건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상세 내용을 알지 못하며 아직은 낼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8년 이베이의 G마켓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한 적이 있다. 등록 판매자에 대한 판매 수수료율 인상 금지, 등록·광고 수수료 인상률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 등의 조건이었다. 당시 두 회사의 오픈마켓 점유율은 87%였다. 기업 결합 이후 인터넷 쇼핑 시장에는 쿠팡 등의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면서 두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했다. 
 
 지난해에도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 등 독과점 우려가 있었던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3년 동안 케이블TV 수신료를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인상하지 못 하게 하는 등의 조건이 붙었다. 당시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혁신 경쟁을 촉진하고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며 “인수·합병으로 인한 소비자 편익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심서현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