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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특활비 헛발질…그 뒤엔 이성윤 중앙지검 토로 있었다

중앙일보 2020.11.10 16:0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주머닛돈’처럼 쓰인다며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지적했지만, 되레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추 장관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발언 이후 국회의 현장 검증까지 이뤄졌지만, 사실상 헛발질을 했다는 게 검찰 내부 반응이다.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가 내려가지 않았다는 추 장관도 주장도 검증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장관이 지적한 특활비, 오히려 법무부에 불똥

 
특활비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수사의 기밀성 등을 고려해서 비공개가 원칙이고, 검찰은 감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영수증 등을 비공식적으로 관리한다. 실제 마약·강력·기업 등 범죄 수사에서 기밀을 유지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특활비가 사용된다.
 
추 장관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특활비에 대해 윤 총장의 ‘주머닛돈’이라고 하며 루프홀(loophole·제도적 허점)이 있다고 했다. 또 특활비 운영과 관련해 “일선 검사들의 고충을 들었다”며 업무 강도가 높은 서울중앙지검에는 배정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추 장관은 발언 이후 대검 감찰부에 특활비 관련 점검·조사를 지시했고, 법사위 검증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법사위 검증 이후 특활비 논란은 검찰에서 법무부로 불똥이 튀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측이 검증 과정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법무부 검찰국에 10억원대 특활비가 지급된 것이다. 같은당 전주혜 의원도 비슷한 액수의 검찰국 배정 내역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김도읍 의원은 “검찰국은 수사나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법무부 내 각 실·국에서 기본 경비로 특활비를 사용한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검증 과정에서 고기영 법무부 차관도 잘못을 인정하고, ‘내년부터는 특정업무경비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옆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옆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서울중앙지검 콕 집어 말한 배경은

 
추 장관이 법사위에서 특활비 관련 이슈를 꺼내 든 데에 검찰 안팎에서는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추 장관이 검찰 인사와 수사지휘권 발동, 감찰권 행사에 이어 ‘돈’으로 윤 총장을 압박한다는 게 검찰 일각의 평가다.
 
특히 일부 검사들은 추 장관이 법사위에서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가 내려지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이성윤 검사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법무부에 특활비가 부족하다는 취지를 전했다고 했다. ‘대검이 특활비를 많이 안 보내준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검찰총장이 대면보고 등을 진행하는 검사장에게 수사비 등 명목으로 특활비를 전했다고 한다. 윤 총장이 매주 진행되던 대면보고를 폐지한 이후 특활비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담당하는 과를 통해 특활비를 내려보낸다.
 
그러나 특활비 전체 규모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에는 서울 내 동서남북 재경지검과 의정부 등 수도권 지검에 지급되는 특활비를 합한 것보다 많은 특활비가 지급됐다고 한다. 법사위 검증 이후 야당도 “전체 특활비의 16% 정도가 서울중앙지검에 내려간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직 부장검사는 “특활비가 내려갔음에도 ‘못 받았다’는 일선의 고충이 있다는 추 장관 발언은 이성윤 지검장을 의식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 조수진 의원 등이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검찰과 법무부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 조수진 의원 등이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검찰과 법무부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현장검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증은 정치 액션”…‘안 썼다’ 秋 입장 논란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부서에서 기밀로 사용되는 특활비 성격에 비춰봤을 때 정기 사무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도 검증까지 나아간 것은 ‘정치 공세’라는 평가가 일부 나온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도 전날 정기 사무 감사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을 검증에 참여한 법사위원에게 했다는 게 야당 측 설명이다. 한 현직 검사는 “장관의 발언으로 특활비가 마치 숨겨놓은 돈처럼 비쳐 검증까지 간 것은 정치적 액션이고 우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검증 이후 법무부가 알림 문자를 통해 “추 장관은 예년과는 달리 검찰 특활비를 배정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도 논란이 됐다. 박상기·조국 등 전임 장관들이나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또 법무부가 검증 과정에서 특활비를 대검 포함 각급 검찰청에 직접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 점도 지적됐다. 법무부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검사는 “추 장관은 민주당 출신 중견 정치인이지 않은가”라며 “장관이 수사에 관여하는 것도 문제인데 수사 자원을 입맛에 맞게 배분하면 독립적·중립적인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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