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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지정차로ㆍ주차구역 만든다…인도 시속 10㎞ 제한 추진

중앙일보 2020.11.10 15:58
서울시가 3차로 이상 도로의 맨 오른쪽 차로를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ㆍPM)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하기 위해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자전거 도로 설치율이 낮아 사실상 전동킥보드가 인도나 차도를 침범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했다. 불가피하게 인도를 이용할 경우에는 속도를 시속 10㎞로 낮추도록 법령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공유 PM 2년 만에 150여대→3만5850대 '폭증'

공유 킥보드 월별 이용건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공유 킥보드 월별 이용건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업무협약(MOU)을 맺고 ▶보행안전문화 정착 관련 법령 정비 ▶보행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 ▶보행자 배려 운행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 및 계도 강화 등에 대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최근 이용 대수가 늘어나면서 사고 건수가 급증한 PM 제도 개선에 방점이 찍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공유 PM은 2018년 150여대에서 2020년 3만5850대로 크게 늘었다. 사고 건수는 2018년 50건에서 지난해 134건으로 1.6배가 됐다.
 

3차로 맨오른쪽은 PM·자전거 이용…“인도 침범 낮출 것”

서울시 ‘자전거·전동킥보드 지정 차로제’ 추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시 ‘자전거·전동킥보드 지정 차로제’ 추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시는 우선 오는 12월부터 3차로 이상의 맨 오른쪽 도로를 전동킥보드, 자전거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 차로제'를 추진한다. 내달 10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PM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자전거도로 설치율이 전체 도로 길이 합(8282㎞)의 8%에 불과한 실정을 고려한 방안이다. 그나마 기존 자전거 도로의 70%는 보행자 겸용 도로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손형권 서울시 보행정책팀장은 “차로가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보니 전동킥보드 운전자들도 불가피하게 인도로 올라오는 상황”이라며 “차로를 별도로 지정해 승용차 속도를 시속 20㎞ 이하로 줄이고 자전거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PM이 보도로 올라오는 비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지정차로를 이용하는 자전거·PM 대수가 약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불가피한 인도 이용은 시속 10㎞ 속도 제한

라임코리아의 공유 전동 킥보드. 연합뉴스.

라임코리아의 공유 전동 킥보드. 연합뉴스.

현행 시속 25㎞인 자전거·PM의 속도 기준도 시속 20㎞로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어쩔 수 없이 보도를 이용할 때는 최대 속도를 시속 10㎞까지 제한한다. 손형권 팀장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프랑스 파리의 경우 보도주행 제한 속도가 시속 6㎞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가 PM 대여업체의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도 건의해 민원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PM의 자전거 도로 이용이 의무화됐지만 도로 설치율이 낮아 현실적으로 차도 가장자리 이용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며 “이 경우 가이드라인을 정해 운전자 안전을 담보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PM이 자체 속도를 체크하고 달릴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차량과 차로를 공유하는 만큼 차량 운전자들의 제도 이해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가로수 옆, 따릉이 대여소 주변에 주차…반납시 사진 찍어야

(왼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보행안전 공동협력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왼쪽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보행안전 공동협력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공유 PM이 인도, 차량 진출입로 등 곳곳에 버려져 통행을 방해하는 '프리플로팅'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주차 허용구역 12개와 주차 제한구역 14개 등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보도의 가로수·벤치·가로등·전봇대·환풍구 등 주요 구조물 옆과 자전거 거치대, 따릉이 대여소 주변에는 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횡단보도나 보도·산책로 진출입을 방해할 수 있는 지역은 주차가 금지된다. 기기 반납 시에는 주차 상태를 촬영해 무분별한 보도상 방치 문제를 방지한다. 내년에는 지하철 역사 출입구 근처에 충전거치대가 시범적으로 1~5개 설치된다.
 

오토바이 전면에도 번호판 부착…대각선 횡단보도 늘린다

 
이날 종합계획에는 다른 교통수단 관련 대책도 포함됐다. 오토바이의 보행자 통행 방해,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이륜자동차의 전면에도 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게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보행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2023년까지 (사거리의) 대각선 횡단보도를 120개소에서 240개소로 확대한다.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과 강남구 국기원 앞, 세종대로 사거리 등이 대상이다. 
지난 4월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새로 설치된 대각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새로 설치된 대각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이외에도 간선도로 시속 50㎞, 이면도로 시속 30㎞로 지정한 '안전속도5030'을 보완한 '서울형 안전속도 532'를 추진한다. 안전속도5030에 더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과 생활권역 이면도로(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도로)의 경우 현행 시속 30㎞에서 시속 20㎞로 제한속도를 하향하는 게 골자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근절을 위해 140억원을 투입, 폐쇄회로TV(CCTV) 340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서울시 전체 초등학교 606개소 중 420개소(69.3%)에 과속 단속카메라를 운영한다.
 
서정협 대행은 “서울시는 사람 중심, 보행자 중심의 철학을 선언하며 보행공간 확충, 사고 저감, 안전한 교통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보행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보행, 개인형 이동수단 등 녹색 교통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교통 정책을 수립하고, 더 나아가서는 시민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서울만의 ‘보행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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