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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행복조차 표준화한 사회…‘ID경제'시대 열자

중앙일보 2020.11.10 15:00

[더,오래]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3)

전 세계 행복한 나라 1위는 3년 연속 핀란드가 차지했다. 탑10에 랭크 된 나라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등으로 유럽국가 중 스칸디나비아 국가가 다수를 차지했다. [사진 pixabay]

전 세계 행복한 나라 1위는 3년 연속 핀란드가 차지했다. 탑10에 랭크 된 나라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등으로 유럽국가 중 스칸디나비아 국가가 다수를 차지했다. [사진 pixabay]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61위

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이하 SDSN)가 ‘2020 세계행복보고서’를 공개했다. SDSN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등 6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해 순위를 매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58위, 2017년 56위, 2018년 57위, 2019년 54위에 오르며 50위권을 맴돌다 2020년에는 61위로 50위권에서도 밀려났다.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 국가인 대만 25위, 싱가포르 31위, 필리핀이 52위이다. G2인 미국과 중국이 각각 18위, 94위에 랭크 된 것을 보면 국가 경제력이 높다고 행복 지수가 정비례하는 건 아니다.
 
전 세계 행복한 나라 1위는 3년 연속 핀란드가 차지했다. 상위 10위에 랭크 된 나라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등으로 유럽국가 중 스칸디나비아 국가가 다수를 차지했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산업 혁명 이후에 가장 큰 화두는 효율성 극대화였다.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는 과학적인 작업 관리법이라고 불리는 테일러시스템을 만들었다. 테일러 시스템은 노동자의 표준 작업량(과업)을 과학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연구로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차별적 임금(성과급)제도 그리고 부문별 전문화된 기능별 조직 구축 등의 내용으로, 우리가 현재 상식처럼 사용하는 경영관리시스템이다.
 
테일러는 기본적으로 ‘표준화’에 공을 들였다. 전에는 다량 생산이 아닌 맞춤 제작 시스템이었다. 즉, 사람이 기계(공장)에 맞추어 표준화된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감각에 기반을 둬 물건을 만들었다고 봐야 할 거 같다.
 
그런데, 테일러는 기계가 인간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값비싸고 무거운 기계에 인간이 적응해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유명한 포드 시스템도 컨베이어벨트로 대표되는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 시스템이다.
 
포드는 자동차 회사로서 부품의 규격을 표준화하고 가장 효율적인 양산시스템을 도입해 원가절감 등을 통해 자동차의 대중화에 공헌했다. 하지만 공장의 근로자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나사를 조이는 일을 담당하면 자리에 앉아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오는 제품의 나사를 근무 시간 내내 조이기만 하면 된다. 고정불변의 직무이기 때문에 창조적 사고나 독자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꿈도 표준화?

영화 ‘모던타임즈’는 공장의 근로자를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톱니바퀴의 톱니로 풍자하였다.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거나 맞추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사진 pixabay]

영화 ‘모던타임즈’는 공장의 근로자를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톱니바퀴의 톱니로 풍자하였다.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거나 맞추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사진 pixabay]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초 사람의 노동을 당연한 상수로 놓고 자본의 효율성을 위해 어떻게 표준화에 적용할 것인가가 지속적인 화두였다. 그래서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영화 ‘모던타임즈’는 기계화한 공장의 근로자를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기계를 돌리는 톱니바퀴의 톱니로 풍자하였다.
 
이는 회사 내에서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하거나 맞추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공장뿐만 아니라 기업 조직도 표준화하기 시작한다. 관리하는 직원이 생기고 ‘상위계급자’가 나오기 시작하며, 그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당연해진다. 회사는 아주 특별한 인재가 아닌 한 누구로 교체하던 회사가 돌아가는 경영 표준화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이런 표준화된 기업 시스템에 맞게 교육도 표준화한다. 모든 학교 과정은 표준화된 수업일수, 표준화된 교재, 표준화된 시험, 표준화된 학기제 그리고 표준화된 대학입시(수능)에 이르게 된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지도 모른다. 표준화된 국가 및 기업 시스템에 맞추기 위해서는 교육도 표준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화한 꿈이 생산되기 시작한다.
 
이런 표준화한 교육은 표준화한 성공 코스를 만들게 된다. 공부를 잘하면 법대, 의대 등에 진학해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거나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취업해야 상식이라는 거대한 편견이 생겨난다.
 
결국 이런 표준화 및 획일화한 가치관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새로운 세계 산업화 표준을 만들어낸다. 이러다 보니 개인의 개성 또는 행복감과는 무관하게 사회의 여러 시스템이 설계되고 운영된다. 
 

우리 모두 행복한 순간은 다 다르다

미국 독립 선언문 전문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는 양도할 수 없는 일정한 권리를 인간에게 부여했는데 그것은 생명권과 자유권 그리고 행복 추구권”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생명권, 자유권, 행복 추구권이라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생긴 것이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어떠한 형태이든 이러한 목적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보인다.
 
행복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복된 좋은 운수’,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거나 그러한 상태’라고 나온다. 그러나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각자 다르고 느끼는 바도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격한 운동을 하면서 육체적 고단함에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반려견과 함께 있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분도 많다.
 
사실상 사람마다 행복의 순간이 다 다르다. 사실상 같은 공간에서 같은 현상을 보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다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의 지문이 다 다르듯이, 우리 모두 행복한 순간이 다 다르다. 지금까지 행복조차도 표준화해 접근하고 있다. 사회적 성공(권력, 명예, 경제적 부유함 등)이 그 표준화에 대표적인 것들이다.
 

구독경제를 지나 ID경제 시대로

오늘의 희생이라는 표준화한 비밀번호의 입력이 내일의 행복이라는 로그인을 보장하지 않는다. ID에는 단 하나의 비밀번호만 있으며, ID마다 비밀번호는 다르다. [사진 pixabay]

오늘의 희생이라는 표준화한 비밀번호의 입력이 내일의 행복이라는 로그인을 보장하지 않는다. ID에는 단 하나의 비밀번호만 있으며, ID마다 비밀번호는 다르다. [사진 pixabay]



모두들 사회적 성공을 원할까? 그렇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정해진 권력의 크기나 부의 크기가 있을까?
 
같은 사이트에 같은 ID가 있을 수 없다. 한 ID에 다른 비밀번호가 존재할 수 없다. 구독경제는 지금까지 대량의 물건을 팔고, 팔고 나면 실제로 고객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은 경제시스템을 바꾸어 놓았다. 구독서비스를 지속시키려면 소비자 즉 구독자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제는 구독자 각각 개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고객조차 모르는 취향까지 파악해야 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구독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 지금까지 구독자가 본 영상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유사한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구독자가 누구인지 특정이 되어야 한다. 즉 ID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2018년 최초로 ‘ID경제 (ID ECONOMY)’를 네이밍하고 개념을 정립하였다. 아이디 경제(ID ECONOMY)의 ID는 ‘identity’ 또는 ‘identification’의 개인을 특정하는 것만이 아니다.
 
In-Depth(깊이, 세밀한,상세한)’라는 매우 세밀하면서 깊게 파악해 간다는 의미도 있으며,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을 뜻하는 심리학의 ‘ID(이드)’를 뜻하기도 한다.
 
즉,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한 상세한 ‘데이터 (in-depth data)’를 활용해 경제, 정치, 행정, 그리고 기업경영과 관련해 각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경험)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ID경제(ID ECONOMY)’의 핵심이다.
 
경제뿐만 행정서비스도 초개인화해야 한다. 특히 교육은 표준화한 꿈을 양산하는 입시 및 취업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각자의 꿈과 특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평생 학습 시스템으로 변환해야 한다.
 
이제 구독경제를 지나 ID경제 시대가 오고 있다. 행복은 열심히 노력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우리는 암묵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을 희생하면 나중에 더 큰 사회적 보상을 받고 그로 인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다.
 
오늘의 희생이라는 표준화한 비밀번호의 입력이 내일의 행복이라는 로그인을 보장하지 않는다. ID에는 단 하나의 비밀번호만 있으며, ID마다 비밀번호는 다르다. 이제 꿈도 행복도 표준화된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 맞춰져야 한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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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겸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 필진

[전호겸의 구독경제로 보는 세상] 경제칼럼니스트로 미래의 다양한 인사이트와 혁신을 추구한다. 소유와 명함에 연연하며 세상에 갇힌 삶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구독할 수 있도록, 'No.1'아니라 'Only 1’의 꿈과 가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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