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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마리 남은 멸종위기 사향노루, 민통선서 카메라 포착

중앙일보 2020.11.10 12:00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사향노루. 녹색연합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사향노루. 녹색연합

멸종 직전에 놓인 천연기념물 사향노루가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포착됐다.
 
녹색연합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6호 사향노루의 주·야간 활동 모습이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10일 영상을 공개했다. 녹색연합은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민간의 카메라에 사향노루의 주간활동 모습이 이처럼 뚜렷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사향노루는 배설 활동을 한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얼굴부터 다리까지 선명한 흰색 줄이 이어져 있으며, 길게 뻗어 나온 송곳니로 보아 수컷임을 알 수 있다.
 
사향노루가 배설하는 모습. 녹색연합

사향노루가 배설하는 모습. 녹색연합

녹색연합에 따르면, 과거 전국에 걸쳐 분포했던 사향노루는 현재 강원도와 비무장 지대 일대에 30여 개체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의 생식기와 배꼽 사이에 있는 사향(麝香) 주머니에서 만들어지는 사향이 고급 약재와 향수의 원료로 쓰이면서부터 무분별한 밀렵의 희생양이 됐기 때문이다.

 
사향노루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216호로 지정됐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도 취약(VU) 등급으로 분류해 국내외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번에 녹색연합이 사향노루 서식을 확인한 해당 지역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생태축을 이루는 곳이다. 산림생태계가 우수하고, 희귀식물뿐만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산양·담비 등 멸종위기종 포착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산양. 녹색연합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산양. 녹색연합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담비. 녹색연합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담비. 녹색연합

녹색연합이 설치한 무인센서 카메라에는 사향노루뿐 아니라 멸종위기종 산양, 담비 등의 모습도 함께 촬영됐다.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전국의 산악 지대에 분포하고 있으나 개체 수가 점차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양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험한 산지에 주로 산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는 “민통선 이남 지역의 사향노루 서식은 2018년 환경부가 이미 확인했지만, 이후 보호 정책은 고사하고 관련된 연구나 추가적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생태적 보전가치가 큰 해당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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