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거스타 파 72를 파 66으로 구긴 헐크 디섐보

중앙일보 2020.11.10 09:59
디섐보가 17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디섐보가 17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스터스가 12일 개막한다.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도 오거스타에 짐을 풀었다. 
 

파 5홀 4개 모두 파 4홀로 만들고
파 4홀 2개 파 3홀로 여기고 공략
48인치 샤프트 드라이버는 사용 안해


장타를 치기 위해 몸을 불린 디섐보는 지난 1월 마스터스를 대비한 몇 개 홀의 게임 플랜을 밝혔다.
 
1번 홀은 벙커를 넘기느냐, 돌아가느냐의 차이가 샌드웨지, 6번 아이언 차이다. 2번 홀에서 330야드를 치면 벙커를 넘길 수 있다. 그러면 가파른 내리막을 탄다. 100야드 정도 굴러갈 수도 있다. 다른 선수들이 220야드에서 샷을 할 때 디섐보는 100~150야드에서 두 번째 샷을 할 수도 있다. 
 
무려 450야드의 7번 홀에선 티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내 쇼트게임으로 버디를 잡겠다는 작전을 쓴다. 파 5인 8번 홀은 570야드의 오르막이어서 2온이 잘 안 되는 홀인데 디섐보는 320야드 앞에 있는 벙커를 넘겨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면 미들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개울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아멘코너의 끝자락 13번 홀 공략법도 흥미롭다. 디섐보 같은 오른손잡이가 왼쪽으로 휘어 치려다 물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디섐보는 14번 홀 페어웨이로 치겠다고 했다. 옆 홀로 가면 땅이 평평하고 그린을 공격하는 각도도 좋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러프를 기르지 않는 전통이 있다. 거포에 대항한 오거스타의 최정예 수비는 벙커다. 장타자의 탄착점에 배치한 모래 함정들은 크고 깊다. 빠지면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나 공을 높이 띄워서 캐리가 긴 헐크 디섐보에게 별 문제는 아니다.
 
대회가 4월에서 11월로 연기됐지만 전략은 유효하다. 9일 연습라운드에서 그의 계획이 실현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비 때문에 런이 적었는데 디섐보는 파 5인 2번 홀에서는 8번 아이언, 8번 홀에서는 7번 아이언으로 2온을 했다. 3번 홀에서는 3번 우드로 그린을 넘겼다. 
  
10일에는 타이거 우즈, 저스틴 토머스, 프레드 커플스와 후반 9홀 연습라운드를 했다. 파 5인 13번 홀(505야드) 포함, 아멘코너의 3개 홀(11~13번 홀)에서 모두 피칭 웨지로 그린에 올렸다.  마지막 파 5인 15번 홀(530야드)에서는 185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했다. 
 
헐크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파 5홀 4개 모두 2온을 할 수 있다. 그 중 2개는 웨지나 쇼트아이언을 쓸 쉬운 파 4가 될 것이다. 까다로운 짧은 파 4인 3번 홀(360야드)과 7번 홀(450야드)은 파 3로 생각하고 공략한다.
  
결국 디섐보는 파 5홀 4개를 파 4홀로, 파 4홀 중 2개를 파 3홀로 생각한다. 파 72인 이 코스를 힘으로 구겨 파 66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바람과 비 등 날씨에 따라 변수는 있겠지만 일단 큰 얼개는 그렇다.   
 
물론 디섐보가 파 66 코스에서 매번 66타를 치는 건 아니다. 다른 선수가 69타를 치면 3언더파로 생각하는데 디섐보는 3오버파로 여긴다는 뜻이다.  
 
디섐보의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평균 344.5야드로 1위다. 지난 시즌 322야드에서 22야드 늘렸다. 최근엔 400야드 벽도 깼다. 볼 스피드가 시속 211마일에 캐리 거리 403야드도 기록했다.
  
디섐보는 연습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공의 스핀이 너무 많이 걸려서 거리 손해가 있었다. 3.5도인 드라이버 헤드 로프트를 4.5도로 바꾸려한다”고 했다. 
 
그러나 관심이 됐던 48인치 드라이버는 쓰지 않았다. 그는 “좀 더 실험이 필요하다. 다른 대회에서 먼저 사용해보고 내년 마스터스에 가지고 나올 계획”이라고 했다.  
 
디섐보는 마스터스에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아마추어이던 2016년 21위를 했으며 2018년 38위, 2019년 29위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