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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 묶인 개성공단···바이든 입만 '오매불망' 쳐다본다

중앙일보 2020.11.10 07:00
2017년 개성공단 모습. 오른쪽은 바이든 당선인. 중앙포토ㆍ로이터

2017년 개성공단 모습. 오른쪽은 바이든 당선인. 중앙포토ㆍ로이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소기업계에선 개성공단 운영 재개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미 관계 변화와 이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와 관련된 이슈여서다.
 
중소기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있어서 체계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정책기조 상, 대북 제재 유지는 물론 남북 경협 재개도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즉각 호의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은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도 기업들이 경제적 실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혜로운 통상 정책과 대응 전략이 마련되기를 우리 정부에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의 직접적인 당사자는 90여개 회원사가 가입한 개성공단기업협회다. 이 협회도 개성공단 재개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그 시기는 늦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면 메시지라도 밝혀달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지낸 신한용 신한물산 대표는 “미 대통령이 바뀌고 정부 출범 과정을 거치는 것을 고려하면, 개성공단 논의를 하게 되더라도 최소 6개월 정도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년 방북 당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이선권 외무상을 직접 만났다는 그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본격 논의 시작 전이라도 미 정부가 관련 메시지라도 밝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정부ㆍ국회 대미 외교라인의 적극적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 개성공단 일대 들녘. 뉴스1

도라산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 개성공단 일대 들녘. 뉴스1

개성공단 입주사들은 현재 개성에 묶여 있는 설비 등의 자산 규모가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철수한 뒤 일부 생산 시설을 다른 국가에 새로 만든 상태지만 ‘개성은 직원들과 말이 통하고 인건비 효율이 좋은 생산지’라는 게 이들 업체의 판단이다. 신 대표는 “4년 넘게 기다렸다고 해서 ‘더 기다려도 된다’고 느긋하게 생각하는 입주 회사는 하나도 없다”며 “오직 논의 진전 만을 '오매불망(寤寐不忘, 자나 깨나 잊지 못함)의 심정'으로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트럼프 때보단 낫지 않을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개성공단 입주사들에 좋은 신호가 올 거라는 기대도 물론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매사에 조건을 달고 이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논의 진전조차 시키지 않는 스타일의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이 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성공단 재개를 통한 남북 경협 활성화가 미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사람이 바이든”이라는 기대에서다. 신 대표도 “본인이 결론을 정하고 이행 사항을 지시하는 ‘탑다운’ 방식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바텀업’ 스타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실무선에서 지속적인 설득을 하면 상황이 진전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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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중기중앙회는 “바이든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동맹국과의 협업 강화와 다자주의를 지향했다”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과의 결속을 중요시해 우리가 미ㆍ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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