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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모델링] 영농조합법인, 조합원 지분 차등둬야 롱런

중앙일보 2020.11.10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강원도에서 돼지 1000마리 이상 키우며 양돈업을 하고 있는 정모씨. 본인이 직접 경영하지 않고 위탁경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법인으로 전환해 운영하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비용처리가 까다롭고 조합원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부담돼 그만두었다. 하지만 최근 관공서로부터 위탁경영을 하려면 반드시 법인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법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알고 보니 영농조합 법인으로 전환하면 법인세, 배당세, 취·등록세 등 세제 혜택이 상당했다. 그렇지만 영농조합법인 설립 조건이 농업인으로 5명의 조합원을 구성해야 하는 점이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영농조합법인으로 전환할 때 유의할 점은 없는지, 어떻게 전환하면 좋은지 조언을 구했다. 
 

위탁경영하는 양돈 개인사업자
법인 전환하면 각종 세제 혜택
‘1인 1표’는 경영권 문제 생길 수도
‘지분율대로 의결권’ 정관 변경을

A 국가에서는 영세 농어업을 벗어나 일정 규모와 체계를 갖춘 농어업 경영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고 있다. ‘농업 법인’은 농업의 경영과 부대사업, 농산물의 유통·가공·수출·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할 수 있다. 운영방식 등에 따라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으로 구분된다. 위탁경영 형태로 운영하는 정씨의 경우 영농조합법인이 적합하다. 영농조합법인은 농업인 5인 이상을 조합원으로 두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비즈니스 리모델링 11/10

비즈니스 리모델링 11/10

정씨가 우려하는 것처럼 영농조합법인에 농업인 5명을 조합원으로 구성하는 것과 관련해 적절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처를 해놓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설립 시 작성하는 정관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 먼저 영농조합 법인은 일반 주식회사와 다르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정관을 쓰면 안 된다. 영농조합 법인은 사용 용어부터 주식회사와 다르다. 예를 들어 영농조합 법인에서는 주주총회가 아니라 조합원총회라고 한다.
 
실제로 현재 영농조합 법인을 운영하는 대표자를 만나 보면 농업인 5명을 구성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주주를 구성하는 경우가 있다. 권한과 기여도와는 상관없이 5명의 지분율을 20%씩 균등하게 설정해놓기도 한다. 이 경우 추후 조합원의 변심이나 기타 특수 상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정관에 의결권과 투표권이 1인 1표로 정해져 있어 경영권 방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투표권은 1인 1표보다는 지분율에 맞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
 
정관에 조합원이 임의로 제3자에게 지분을 양도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조항도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법무적으로 조합원 총회의 승인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영농조합법인의 대표는 이를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 설립 시 대표의 권한과 기여도가 비균등하게 높을 경우, 지분 설정에 관한 본인의 금융 증빙자료를 잘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배당률 역시 지분율대로 배당될 수 있도록 정관상에 적시해야 한다. 정관에 임원의 보수가 ‘무보수’로 되어있는 경우도 종종 발견되는데 임원의 보수, 퇴직금, 유족보상금 규정을 보완·수정해 공식적으로 월 보수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영농조합 법인 설립 요건에 맞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농·축산업 등과 연관성은 있지만 실제로는 제조업이나 유통업 법인으로 잘못 설립하는 경우도 있고, ‘영어조합법인’으로 설립해야 하는 곳인데 엉뚱하게 영농조합법인으로 설립 등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잘못 설립된 곳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미 60대가 넘은 정씨의 경우 가업 승계도 염두에 두고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좋다. 가업 승계는 주식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상속세를 방어하는 준비도 필요하다.
 
농업법인을 설립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농업법인의 경우 국가와 지자체에서 혜택을 많이 주는 만큼 3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한다.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은 적법한 운영과 효율적 관리를 하는지 3년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의 준조합원의 인적사항, 주소 및 출자현황, 사업 범위와 관련된 사항, 소유한 농지의 규모 및 경작 여부 등 현황을 조사한다.
 
마지막으로 농업회사법인은 일반 법인보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은 편이며, 사후관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꼼꼼하게 준비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  상담=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1670-2027, center@joongangbiz.co.kr)로 연락처, 기업현황, 궁금한 점 등을 알려주시면 기업 경영과 관련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호익, 조철기, 이창수, 송은봉(왼쪽부터)

이호익, 조철기, 이창수, 송은봉(왼쪽부터)

◆  도움말=이호익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회계사, 조철기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변호사, 이창수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전문위원, 송은봉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전문위원
 
◆  후원=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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