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민박산업 활성화 위해선 규제 검토 신중해야

중앙일보 2020.11.10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테라모토 신토 일본 규슈대학 법학연구원 교수

테라모토 신토 일본 규슈대학 법학연구원 교수

필자는 일본에서 2018년 6월부터 시행 중인 주택숙박사업법(민박신법)의 입법 과정에 참여하며 자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필자의 전문분야 중 하나로, 연구자의 입장에서 관련 법규 제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현재 한국에서도 민박에 영업일 수 제한을 두거나 민박으로 제공되는 시설에 집주인이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거주요건’의 도입을 검토하는 등 규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다. 이와 유사한 규제가 실제 시행 중인 일본 사례를 통한 교훈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됐다.
 
필자는 민박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 적용을 반대한다. 먼저 일본의 민박신법은 민박의 영업일 수를 연간 180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부정적 효과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 영업일 수 제한은 민박에 활용 가능한 빈집이나 공실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시설을 새로이 매입해 민박에 투자하려는 잠재적 사업자들의 투자 의욕을 감소시켜 민박시설의 충분한 공급을 어렵게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편의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행정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영업일 수 제한 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호텔이나 리조트와 달리 수많은 소규모 숙박시설을 엄격한 규제 기준에 따라 관리하면 행정력과 재정 부담이 커져 종국에는 그 관리를 민박 플랫폼 사업자에게 떠넘기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민박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과도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 부담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사업자들의 비용 증가를 가져올 뿐 아니라,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민박 플랫폼 사업자별로 규제에 대한 대응은 제각각이 될 수밖에 없어, 하나의 사이트에서 민박 플랫폼 사업자 간의 비교가 가능한 통합 서비스 제공도 불가능해진다.
 
민박신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일본에서는 민박 사업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엄격한 규제로 인해 민박에 대한 참여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아서다. 참여가 적은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도 묵고 싶은 장소에는 민박시설이 부족한 것이 현재 상황이다. 예컨대 필자가 재직 중인 규슈대학이 소재한 후쿠오카시를 보자. 단기 체류자를 위한 집합 주택이 당초부터 많았던 하카타구에는 민박이 그나마 존재한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민박을 찾기 어렵다.
 
부디 한국은 과잉 규제에 따른 부작용을 겪는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규제 일변 정책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제도를 설계할 때부터 민박을 이용할 소비자와 민박업자, 민박 플랫폼 사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정책을 검토해 주기 기대한다.
 
테라모토 신토 일본 규슈대학 법학연구원 교수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