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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소중한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됐다면

중앙일보 2020.11.09 10:00

[더,오래] 박용호의 미션 파서블(6)

 
‘우아한 거짓말’, ‘내 안의 그놈’, ‘파수꾼’….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장르뿐 아니라 분위기도 사뭇 다르지만 하나같이 ‘학교폭력’을 소재로 삼았다. ‘학교폭력’은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자주 화제가 된다. 인터넷상에서 ‘학교폭력’ 사례가 공개돼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청소년기의 자녀가 학업은 잘하고 있는지, 친구들과 사이는 좋은지 등 부모 입장에서는 학교생활에 대해 걱정이 많다. 하지만 자녀가 딱히 내색하지 않는 경우 자녀의 학교생활이 어떤지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잘 살펴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소중한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가해자로 혹은 피해자로 연루가 되었다면 내 아이와 함께 위기를 잘 극복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학교폭력'은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자주 화제가 된다. 인터넷상에서 ‘학교폭력’ 사례가 공개되어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사진 pxhere]

'학교폭력'은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자주 화제가 된다. 인터넷상에서 ‘학교폭력’ 사례가 공개되어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사진 pxhere]

 
소중한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되었다면
중학생인 아들이 팔에 심한 상처를 입고 집에 들어왔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친구가 먼저 욕을 하면서 때렸고 아들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A씨는 최근 회사 일 때문에 바빠 아들에게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이번에는 A씨가 나서서 아들 편을 들어주기로 했다. A씨는 먼저 학교에 아들과 친구의 다툼 사실을 알렸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이른바 학폭위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했다. 막상 학폭위에 참석을 해보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 학폭위 위원들이 아들에게 반성하냐는 질문을 했고, 왜 때렸냐며 아들을 가해학생으로 취급했다. 결과 통지서를 받아 보고 A씨는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 학생은 일방 피해학생으로 되어 있었고, 아들은 가해학생으로서 중징계인 학급교체 처분까지 받았다. A씨는 화가 나고 억울했지만, 이 일로 가해학생으로 몰린 아들이 더 안쓰러워 아들 앞에서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학교폭력은 어떻게 처리될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열리게 되는데, 학폭위는 학교폭력 신고→사안 조사→해당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 개최→ 처분결과 서면 통보의 순으로 진행된다.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 대해 ①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 ② 피해 학생 및 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③ 학교에서의 봉사, ④ 사회봉사, ⑤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 수 또는 심리치료, ⑥ 출석정지, ⑦ 학급교체, ⑧ 전학, ⑨ 퇴학처분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며, 이 요청에 대해 교육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하여야 한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제6항).
 
학폭위는 피해 학생에 대해, ①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 ② 일시 보호, ③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④ 학급교체, ⑤ 그 밖에 피해 학생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교육장에게 요청할 수 있고, 위 요청이 있는 때에는 교육장은 피해 학생의 보호자 동의를 받아 7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해야 한다(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 제3항).
 
학교폭력은 이제 법률로 규율되는 영역이 되었고, 더는 가해 학생과 그 부모의 진심 어린 사과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되었다면 관련 법령을 잘 알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은 이제 법률로 규율되는 영역이 되었고, 더 이상 가해학생과 그 부모의 진심 어린 사과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사진 pxhere]

학교폭력은 이제 법률로 규율되는 영역이 되었고, 더 이상 가해학생과 그 부모의 진심 어린 사과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사진 pxhere]

 

내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라면  

내 아이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위해 학교폭력 신고를 통해 정식으로 학폭위가 개최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부실한 신고 내용으로 인해 가해 학생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학교폭력 신고 전에 미리 증거(폭행으로 입은 상처 사진, 병원 진단서, 의사 소견서, 욕설 등이 담긴 녹취, SNS 메시지 캡처 사진 등)를 충분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폭위의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에 대한 결정에 이의가 있다면 피해 학생 또는 그 보호자는 그 결정을 안 날로부터 90일,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180일(소송의 경우 1년)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 제1항).
 

내 아이가 가해자로 억울하게 몰렸다면

내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억울하게 몰렸다면 일단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위축돼 실제 내용과 다르게 진술하지 않도록 아이를 잘 다독일 필요도 있다. 가해 학생이라 하더라도 학폭위는 의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건 경위 등에 관해 주장할 내용이 있다면 학폭위 결정 전에 충분히 소명할 필요가 있다.
 
학폭위의 가해 학생에 대한 결정에 대해 이의가 있다면 가해 학생 또는 그 보호자는 그 결정을 안 날로부터 90일,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180일(소송의 경우 1년)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 제2항).
 
평소에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되지 않았는지 부모로서 항상 신경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연루되었다면 어렵더라도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관련 법령을 숙지하며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내 아이가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겠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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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박용호 법무법인 유준 파트너변호사 필진

[박용호의 미션 파서블] 대형 로펌과 대기업 법무팀에서 수많은 민사·행정 사건을 다루어온 현직 변호사. 미성년자가 가짜로 만든 신분증을 믿고 주류를 제공했는데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를 받게 된다면? 만취하여 행선지도 말하지 못하는 승객을 태우지 못한 택시기사가 승차거부로 경고를 받게 된다면? 알면 이익이지만 모르면 손해, 알면 구제가능하지만 모르면 구제불능인 법률! 실제 사례를 재구성·각색하여 사례별로 꼭 알아야 될 법률과 구제 방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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