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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방위 "대중예술도 국위선양" BTS입영연기법 긍정평가

중앙일보 2020.11.09 05:00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오르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병역특례를 주장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오르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병역특례를 주장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연합뉴스

“국위선양은 체육분야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가능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군 입대를 만 30세까지 미룰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에 관해 국회 국방위원회 전문위원이 내놓은 검토보고서의 일부다. 
 
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는 “체육 분야에 허용하고 있는 입영연기제도를 대중문화예술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양 분야 간 형평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적혀 있다. 현행 병역법 60조2항에 따르면 국위선양에 따른 입영연기 대상은 ‘체육분야 우수자’로 한정되어 있다. 개정안은 이 대상을 대중문화예술인 분야로 넓히겠다는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입영 연기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지만 체육 분야 입영 연기자 수를 보면 연평균 5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대상자를 선정하는) 병무청과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사전 협의 등을 통해서도 입영연기자의 과다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전 의원의 병역법 개정은 9일 국방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전 의원은 “군 면제가 아닌 입영 연기의 기회를 확대하자는 것이어서 특혜와는 거리가 있다”며 “여야 합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부문에서 우승해 체육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고 있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1위 시 문체부 장관 지휘감독 하에 병무청장이 정한 분야에서 2년10개월 동안 복무하고 봉사활동 544시간으로 병역을 대체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손흥민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부문에서 우승해 체육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고 있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1위 시 문체부 장관 지휘감독 하에 병무청장이 정한 분야에서 2년10개월 동안 복무하고 봉사활동 544시간으로 병역을 대체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되는데 BTS는 왜 안 되나”

BTS 병역 문제가 공론화된 건 2018년 8월부터다. 당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손흥민 선수 등 국가대표 축구팀이 병역특례(4주 군사 훈련 후 현업 복귀. 이하 병역 면제)를 적용받게 되자 형평성을 차원에서 같은 혜택이 BTS에게도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TS 병역 면제를 청원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빌보드200) 정상에 올라 세계적으로 K-팝을 알린 BTS의 국위선양도 인정해야 한단 주장이었다.
 
정치권에선 안민석 민주당·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적으로 BTS 병역 면제를 주장했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찮았다. 산발적으로 이어져 온 주장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도 개선안에 대중문화예술 분야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시들해졌다. 
 
방탄소년단(BTS) 입영연기에 관한 쟁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방탄소년단(BTS) 입영연기에 관한 쟁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BTS 병역문제가 다시 고개를 든 건 올해 8월 말 BTS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오르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을 통해 “K팝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라고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권에선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6일 “손흥민은 되는데 왜 BTS는 안 되느냐”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곧 신중론이 논의를 가라앉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노 최고위원 발언 바로 다음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BTS 병역문제를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하는 건 국민이 보기에 편치 못하고 본인도 원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말을 아끼길 바란다”며 함구령을 내렸다.
 

靑이 ‘면제→입영연기’로 방향제시

병역 면제가 아닌 입영 연기로 가닥을 잡은 건 청와대였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지난 9월부터 당·청 간 물밑 논의가 있었고 찬반이 분분한 면제 대신 입영 연기로 최종 방향을 제시한 것도 청와대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연기 정도는 검토를 같이 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 상에 놓인 말이다. 전 의원은 e스포츠인도 입영 연기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었지만 최종 조율 과정에선 빠졌다.
  
대중문화예술인의 입영연기법(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전용기 민주당 의원. 전 의원은 "입영연기는 면제 같은 병역특례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대중문화예술인의 입영연기법(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한 전용기 민주당 의원. 전 의원은 "입영연기는 면제 같은 병역특례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BTS 입영 연기에 대해서도 아직 여론은 팽팽한 상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지난달 8~10일)에서 BTS 병역특례에 대해 찬성 46%, 반대 48%로 팽팽했다. “최근 남자가수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미 음악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한류 전파에 기여한 바를 인정하여 대중문화예술분야 최초로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음 중 어느 의견에 더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핵심 의원은 “민감한 문제여서 국민 여론을 심도하게 살펴야 하고 절차도 분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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