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애덤 스미스, 공감의 가치 강조
분할통치, 팬덤정치 오래 못가
인간은 균형잡힌 공동체 지향
같은 시는 거의 없었고, 선택한 이유와 느낌에 대한 설명도 각양각색이었다. 동료의 말에 모두 진지하게 경청하고 반응했다. ‘정서적 공감’에서 오는 ‘동료와 수업공동체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천편일률적인 교과서식 내용이 아니라 자유롭게 동료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동료를 발견하는 것이다. 나이·성별·외모·옷·외면적 행동과 같은 사회적 차원의 정보로 관찰되던 동료가 자신처럼 고민하고 희망하며, 희로애락하는 존재로 느껴졌다. 대한민국 교육체제가 주입한 이기심과 경쟁심 탓으로 보지 못하던 동료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공감의 경험’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다.

소통카페 11/9
도서관에서 『도덕감정론』을 빌린 것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전한 트럼프의 공감 능력 결여와 후안무치 때문이었다. 선거 전에도 결과 승복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예측되는 우편투표에 대해 음모와 사기라는 복선을 깔았었다. 미국의 선거제도에 의존하여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스크도 쓰지 않고 동분서주 선거운동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제도를 부정하는 이율배반의 안하무인.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인데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경합 주의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패색이 짙어지자 일부 주에 대해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재검표를 요구하며 투표 조작 혐의로 제소했다. 트럼프가 팬덤 정치에 몰입하면서 미국은 두 개의 미국으로 갈라졌다. 인종차별적 주장과 행동도 공공연하게 등장했다.
지난 8일 오전 1시 24분께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졌다.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이들과 조력자들이 법 정신과 권력을 악용하고, 공동체를 분열로 탈진하게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당과 정치인의 목적인 정권 창출을 하더라도 확증편향의 지지자에 의지하는 분할통치(divide and rule)는 오래갈 수 없다.
공감의 능력을 지닌 인간은 결국 균형 잡힌(check and balance) 공동체를 지향한다. 법과 권력의 오용과 남용은 부메랑의 칼날이 된다. 역사의 교훈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