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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인력 다시 몰린다…트럼프가 막은 기술이민 큰 변화”

중앙일보 2020.11.09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지난달 28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증언하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연합뉴스]

빅테크 규제, 망 중립성, 테크 인력 이동….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할 이런 이슈에 대한 ‘테크 글로벌 스탠더드’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새 정책은 구글·애플·페이스북·넷플릭스 같은 빅테크를 움직이고 이는 곧 세계 각국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IT업계, 대선서 바이든 전폭 지지
구글·애플 반독점 규제론 있지만
새 정부 유연한 빅테크 정책 기대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로 미국의 기술 및 통신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의 승리로 외국 기술자의 이민이 쉬워지고 실리콘밸리는 ‘세계의 선망을 받는 자리’를 회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통합, 공감, 품위는 옛 시대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강한 민주주의를 미국 시민이 다시 증명했다”며 바이든의 승리를 환영했다.
 
IT업계의 바이든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바이든의 포용적인 이민 정책도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T 엔지니어 같은 전문기술직에 내주던 비자(H-1B 등)를 제한했고, 이는 구글·애플 같은 빅 테크의 인력 운용에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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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전쟁으로 기술 공급망에 불확실성을 높였고, IT기업 우수인력 확보에 필수인 취업 비자 프로그램을 제한했다”며 “기술 기업이 트럼프보다 예측가능성이 큰 바이든을 선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바이든 당선인도 중국과 기술패권 경쟁은 지속하겠지만, 강경 일변도인 대중 정책을 다자주의로 전환시키고 이민과 취업 비자 등에서 트럼프보다 유연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반(反)독점 규제 가능성은 남아있다. 미 하원은 지난 1년간 테크 기업의 독점 문제에 집중해 왔다. 지난달 450쪽 분량의 ‘디지털 경쟁 조사’ 보고서를 통해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을 독점 기업으로 지명하고 기업 강제분할도 가능한 반독점법 개정을 제안했다.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의 재무장관 임명설도 실리콘밸리엔 잠재 리스크다. 워런 상원의원은 “아마존, 구글 등 빅 테크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으며, 경쟁을 거부하고 있다”며 빅 테크 기업해체를 주장해 온 강경파다. 미 IT전문 매체 씨넷은 “빅 테크가 오바마 행정부 때와 같은 아늑한 관계를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IT기업 분할 등 초강력 독점 규제법을 추진할지는 불투명하다. 해리슨 부통령 당선자는 ‘실리콘 밸리의 조용한 동맹자’(워싱턴포스트)라 불릴 정도로 기술기업과 가깝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IT 대기업 해체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미 IT전문매체 와이어드는 “바이든은 대선 기간 반독점 문제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며 “그의 고문단을 보면 강경파와 빅 테크 지지파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에 향후 독점기업 규제강화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망 중립성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망을 운영하는 사업자(통신사)가 차별 없이 콘텐트를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2015년 오바마 정부 시절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확립했다. 하지만 2017년 트럼프 정부의 FCC가 이를 완화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망 중립성의 부활을 예측했다. 현재 민주당의 입장도 망 중립성을 지지한다.
 
IT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수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중국 테크기업 견제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국제 무역질서를 어지럽히며 미국 기업에도 도움이 안 됐다는 분석이 많다. 마이클 쿠수마노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미국 테크 기업의 소비자일 뿐 아니라 제조·조립 파트너”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유례 없는 규제는 (미국 기업의) 사업에 해가 됐다”고 말했다. 쿼츠는 “빅 테크는 바이든의 덜 파괴적인 외교를 선호한다”며 “새 행정부는 중국과 갈등 단계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심서현·정원엽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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