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송재호가 7일 별세했다. 그를 스타덤으로 올린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09/7fd6a77f-611d-44e8-a4db-cb15235c0644.jpg)
원로배우 송재호가 7일 별세했다. 그를 스타덤으로 올린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 [중앙포토]
원로배우 송재호
KBS 성우하다 무작정 충무로로
‘쌍꺼풀 없다’ 퇴짜에 수술 뒤 데뷔
취미로 클레이사격, 전국체전 금
1937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했다.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와 부산에서 살면서 신문팔이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힘든 생활을 했다. 그는 “변사가 무성영화를 해설해주던 시절 학교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감독을 꿈꾸게 됐다”며 “가방에 도시락은 없어도 카메라는 꼭 가지고 다녔다”고 밝혔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에서 호흡을 맞춘 송재호와 김수미. [사진 NEW]](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09/4991d4fe-6c31-4ef7-8db9-075040721b20.jpg)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에서 호흡을 맞춘 송재호와 김수미. [사진 NEW]
제임스 딘 같은 반항아 스타일로 인기를 끈 그는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1975)가 히트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속편(1982)에선 아들 송영춘씨가 데뷔하기도 했다. 4남 1녀 중 장남인 영춘씨는 목사가 됐다.
고인은 82년 백상예술대상 TV 남자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국민 아버지’로 거듭나게 해준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2004~2005)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2000년 막내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 충격으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사를 차리면서 얻게 된 사채로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한 그는 이후 연기에 전념했다. 2011년 무비위크 인터뷰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앤서니 퀸 주연의 ‘노인과 바다’(1990) 같은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야생생물관리협회 회장 등 이색 이력도 많다. 78년 박종규 전 청와대 경호실장과 인연으로 총을 잡은 뒤 클레이사격 마니아가 됐고, 후에 전국체전에서 금메달까지 땄다. 국제사격연맹 심판 자격증도 취득해 86년 아시안게임 국제심판, 88년 서울 올림픽 보조심판으로 활약했다. 그는 “사격을 좋아하지만 동물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진 않았다”며 밀렵감시단 단장을 맡기도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