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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에 들뜬 한국 증시…집 떠난 외국인 돌아올까

중앙일보 2020.11.08 17:26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한국 증시에 대한 상승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원화 강세 등 국내 주식시장에 우호적 여건이 형성됐다는 이유에서다.  
7일 당선이 확정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AP=연합뉴스]

7일 당선이 확정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 [AP=연합뉴스]

 

불확실성 해소+블루웨이브 무산, 보이는 것 일단 호재

코스피 지수는 대선이 치러진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되느냐의 결과보다는 선거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정책지원 혼선이 제거돼 오를 수 있다는 기대를 주식시장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상ㆍ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블루웨이브’ 무산도 당장은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와 대규모 증세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저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인 분점 정부형태는 이제 골디락스 구도로 인식된다”며 “대규모 재정부양 기대가 후퇴한 것에 비례해 미국 대형 기술주에 투영되던 규제 압박도 함께 경감됐다”고 분석했다.  
  
 6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1포인트(0.11%) 오른 2,416.50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6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1포인트(0.11%) 오른 2,416.50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달러 약세에, 외국인 투자자 돌아올까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한해 코스피ㆍ코스닥에서 27조81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ㆍ코스닥에서 2조12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달러 약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분간은 달러 약세 기류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며,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 달러 공급이 더 늘어나게 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돼 규모가 줄어들 수 있어도 경기부양책은 결국 통과될 것”이라며 “달러 약세 환경이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훨씬 적은 한국ㆍ중국의 원화ㆍ위안화 강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시기에는 항상 신흥국ㆍ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원화 환율과 외국인 매수 비교.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외국인 매수세도 증가한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세는 원화 강세 지속과 함께 재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원화 환율과 외국인 매수 비교.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외국인 매수세도 증가한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세는 원화 강세 지속과 함께 재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바이든 당선이 국내 증시에 훨씬 긍정적" 

이 때문에 한국 증시도 당분간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교역 물량 증대, 국내 경기회복,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수출ㆍ금융주를 중심으로 2021년 주가지수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이 국내 증시에는 훨씬 긍정적”이라며 “지난 4년간 코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연말 랠리 등 되돌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한동대 김학주 ICT창업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 기조가 본격화되고 그린뉴딜 등 신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셰일 업체 등 전통 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금리 등 시장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확대가 미국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미 국채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결국 미국 금리는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개선과 인플레 기대감이 이어지며 속도의 문제일 뿐 점진적으로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효성ㆍ정용환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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