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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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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선임기자 ahnjw@joongang.co.kr

은마 1년뒤 팔면 2억 더 낸다…"다주택자 집값보다 세금 늘어"

중앙일보 2020.11.07 05:05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까지 겹쳐 다주택자 보유세가 급증한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까지 겹쳐 다주택자 보유세가 급증한다.

“버티자니 힘들어 아깝더라도 팔아야 할 것 같네요.” 
 

[안장원의 부동산노트]
내년부터 보유세·양도세 급증
취득세 올라 증여부담도 커져
매물 늘어나도 대기 수요 많아

서울 강남에 아파트 두 채를 가진 50대 김모씨가 고민에 빠졌다. 세무사 상담 결과 당장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500만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씨는 “현 정부 들어 늘긴 했지만 앞으로 나올 세금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따른 세제 강화에 밀려 다주택자가 매도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보유·매도·증여를 두고 저울질하다 세금 압박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매물 증가가 시장의 매도·매수 간 팽팽한 줄다리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율 인상 

김종필 세무사에 의뢰해 정부의 공시가격 로드맵을 반영한 다주택자 보유세를 모의 계산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이하 전용면적)와 래미안대치팰리스 114㎡ 두 채의 경우 시세가 오르지 않더라도 내년 보유세가 2600만원으로 올해 1800만원보다 800만원 더 늘어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중 종부세 계산 기준 금액 비율), 종부세율이 한꺼번에 상승해서다.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종로구 경희궁자이,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3채를 갖고 있으면 내년 보유세가 2000만원 많은 2억2000만원이다. 
과표 10억 초과 양도세율은 내년 1월 1일부터. 자료: 기획재정부

과표 10억 초과 양도세율은 내년 1월 1일부터. 자료: 기획재정부

 
문제는 보유세 ‘폭탄’이 내년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2025년까지 5년간 은마와 래미안대치팰리스의 보유세가 총 8억2000만원이다. 현실화 로드맵 발표 전 지난 7·10대책의 종부세 인상에 따른 세금이 7억3000만원이다. 집값이 그대로여도 현실화율 제고 효과로 연간 2000만원가량인 1억원 정도 늘어난다. 
 
경희궁자이,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크로리버파크 3채의 경우엔 5년간 증가하는 세금이 2억원가량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앞으로 다주택자는 이전처럼 세금보다 집값이 훨씬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보유세를 줄이는 방법은 주택 수를 줄이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은마와 래미안대치팰리스 중 은마를 올해 처분하면 래미안대치팰리스만의 보유세가 2025년까지 1억7000만원으로 5억5000만원 줄어든다. 
 

양도세 최고세율·중과세율 상승

 
매도 시기가 중요하다. 양도세가 시기별로 크게 차이 나서다. 10여년 전 산 은마를 시세차익 12억원에 팔 경우 1억5000만원 정도까지 벌어진다. 양도세가 올해 말까지 팔면 6억4600만원, 내년 1~5월 6억5300만원, 내년 6월 이후 7억8400만원이다. 내년 1월부터 과세표준(세금 부과 대상 금액) 10억원 초과의 양도세율이 45%로 3%포인트, 내년 6월부터 2주택자 양도세 가산세율이 10%포인트 각각 올라간다.
 
은마를 내년 6월 이후 팔면 양도세·보유세를 합쳐 지금보다 1억9000만원가량을 더 내야 한다.
 
과거엔 세제 강화를 피해 증여를 많이 선택했다. 2018년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지난해 종부세 강화, 올해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 등 때 증여가 급증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부가 증여 취득세를 12%로 올리면서 증여 세금 부담이 커져 증여도 어렵다. 시세 22억원인 은마를 증여하면 증여세와 증여 취득세를 합쳐 10억원 가깝다. 양도세(6억5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더 많다. 김 세무사는 “보유한 지 워낙 오래돼 가격이 몇배로 뛰어 양도세가 워낙 많은 경우에나 증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김종필 세무사

자료: 김종필 세무사

 
증여 취득세 강화 직전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등) 증여 건수가 지난 7월 6400여건까지 급증했다가 급감해 9월부터 1000건 아래로 줄었다. 이우진 세무사는 “주택 처분으로 다주택자 굴레를 벗어나는 2주택자가 올해 처분하면 이득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1주택자가 되면 종부세 공제를 3억원 더 받고 세율도 내려간다. 일시적 2주택에 해당하면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매물·매도세 증가 

다주택자가 처분으로 기울면서 매물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9월 4만건까지 줄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11월 들어 4만5000건 수준으로 증가했다. 강남구의 경우 10월 3500건 선에서 이달 4000건을 넘어섰다. 

 
매도·매수간 기 싸움도 매수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의 매수우위지수가 이번 주 80.3으로 지난해 6월 초 이후 가장 낮다. 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매수자가 적고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매물 증가가 집값을 약세로 반전시킬지는 불확실하다. 다주택자 매물을 받아주는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수요와 갭투자가 줄었어도 인기 지역 ‘똘똘한 한 채’를 찾는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1주택자 대기 수요가 살아있다. 전세난도 전세 수요를 매수로 돌려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매물이 얼마나 많이 나올지, 시장에서 어떻게 소화될지가 앞으로 시장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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