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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플랫폼 생태계 상생·발전의 조건

중앙선데이 2020.11.07 00:26 710호 31면 지면보기
신호창 서강대 교수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신호창 서강대 교수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국회는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앱 내부에서 유료 콘텐트 결제) 강제와 수수료 30% 부과를 방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9월 구글이 발표한 정책이 논란이 되면서 현재까지 총 6명의 국회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이른바 ‘특정 기업의 갑질 금지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규제 담은 법안 쏟아내기 전에
이해관계자 입장 이해와 소통부터

구글 결제 시스템 논란이 커지면서 온·오프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에서 사는 물건 값이 오르고, 카카오 택시 요금이 비싸질 것이며, 게임 아이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가짜뉴스성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토종 기업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과 갈등이 불을 붙인 논란이, 논란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만약 국회에서 이런 흐름을 등에 엎고 공청회를 거쳐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형국이 된다. 현재까지 여러 주장만 있을 뿐 법안이 미칠 영향, 부작용, 필요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관련 분야 신규 사업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런데 종합적 분석이 부재한 상황에서 개별 서비스를 겨냥한 규제가 나온다면 다른 유망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도 족쇄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거론되는 규제는 미국 기업의 국내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 미국과의 통상 마찰 등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법안 통과보다 중요한 건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합의된 목표를 도출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규제를 적용할지, 법안을 개정할지, 아니면 새로운 법안을 만들지 등은 수단일 뿐이며 급하게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구글 인앱결제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 관련 문제에 영향을 주고 또 받는 당사자는 누구인지, 그들이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과 의견은 무엇인지 충분히 듣고 파악하는 게 문제를 푸는 첫 단추다.
 
구글은 이런 문제풀이를 직접 시작했다. 생태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앱 생태계 상생 포럼’을 6일 발족했다. 숙의민주주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환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한 플랫폼 산업은 모두에게 새롭고, 혁신적이지만 그만큼 기존의 법과 제도만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못 다루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정책·산업 전문가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전문가의 관점도 중요하다. 모든 비즈니스가 플랫폼화되고 또 그런 체계에서 재편되는 현실에서 비단 구글뿐만 아닌 국내외 거대 플랫폼 리더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역학관계와 목소리를 파악하고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이해당사자가 직접 변화를 선도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생태계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의 장을 만들고 협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신뢰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참여자 간의 ‘투명한 소통’과 ‘토론’이다. 이번 포럼에서 생태계 구성원의 다양한 관점과 이해를 투명하게 논의해 대한민국 앱 플랫폼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한국 기업은 해외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배출도 노리고 있다. 특히 한국의 다양한 문화도 거침없이 세계 각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바로 우리 국가와 기업에도 닥친 쟁점이며, 한반도의 미래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다.
 
신호창 서강대 교수/지식융합미디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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