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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부양책, 코로나 백신 ‘쌍끌이’…미 증시 황소장 전망

중앙선데이 2020.11.07 00:20 710호 7면 지면보기

미 바이든 시대 눈앞 - 투자 전략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국내외 자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9월 초 1만2000포인트를 찍은 이후 불확실성 고조로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미 나스닥 지수는 당시 고점에 다시 근접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도 지난달 초 이후 모처럼 240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소비 줄인 중산층 지갑 열 가능성
경제 양호한 중국 시장도 파란불
한국 증시는 ‘박스피’ 탈출 불확실

달러 약세 지속돼 금값 상승 예상
유가는 정책 변화로 반등 힘들 듯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최종 승리가 예상되면서 국내외 증시 종목 간 희비는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공약한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에 친환경·바이오·제약·헬스케어 분야 상장사 다수의 주가가 며칠 사이에 급등했다. 남북 경협 관련 주식은 약세다. 나스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때 수혜 대상으로 꼽히던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종목이 약세를 보인 후 반등했다.
 
앞으로 자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전문가들은 수년간 호황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전망이 좋은 미국 증시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향후 대규모 재정 부양책으로 위험자산 강세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바이든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아낌없이 지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당선되면 트럼프보다 지출 규모 자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진성 한국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내년 중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커서 그동안 소비를 줄인 미국 중산층이 지갑을 열 것”이라며 “그 결과 오는 2022년까지 미 증시의 초호황이 이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PB는 미국의 에너지·금융·항공 분야 종목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 투자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수레시 탄티아 투자전략가는 외신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 증시는 아직 저평가됐고, 코로나19 확산도 상대적으로 잘 막고 있다”며 “각종 경제지표가 양호한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결이 좀 다르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선방했고 경제지표도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오를 만하면 또 떨어지는 ‘박스피’를 벗어날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 등 불확실성이 남은 가운데 미국의 리더십이 내년에나 작동할 전망이라 연말까지는 국내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내년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바이든 수혜주는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올랐고, 대선 결과와 별개로 민주당의 미 상원 장악이 무산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 달러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 전망은 어떨까. 달러의 경우 대규모 재정 지출이 가속화할수록 약세가 예상된다. 지금이 저점이라 판단해 매입하는 것보다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이전인 지난 3월 1280원대를 찍었다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21개월 만에 최저치인 1120.4원(6일 종가)까지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달러를 팔고 중국·인도 등의 신흥국 통화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건스탠리도 보고서에서 “달러 대신 신흥국 통화를 사라”고 조언했다.
 
금은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꾸준히 올라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 고지를 올 8월 점령했던 국제 금 시세(선물가격)는 이후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며칠 사이 반등해 5일 1946.80달러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국채 수익률 강세 등에 따른 반사효과로 금값이 안전자산 중에서는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바이든 당선이 유력한 것도 호재다. JP모건은 미국 대선 전 보고서에서 “재정 부양에 공격적인 바이든이 당선되면 금값이 5% 오르고, 그보다 덜한 트럼프가 승리하면 5%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세계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금을 매입하고 있고, 금 수요가 많은 중국과 인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신현조 우리은행 센터장은 “금값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클 때 주로 오르는데 미 대선 이후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이라 투자 리스크가 있다”면서 “금값이 약 3년 전과 비교해 40% 넘게 올랐다는 점도 염두에 둘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중 원유 선물 인버스 종목들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이런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종목에서 높은 수익률이 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그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기존의 에너지 정책 유지와 고강도 이란 제재 지속 등의 영향으로 유가 반등세가 바이든 당선 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는 딴판일 확률이 높다. 김소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기존 화석연료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에너지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원유 수요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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