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튜브 스타의 장례문화 탐방기

중앙선데이 2020.11.07 00:20 710호 21면 지면보기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반비
 
화장하는 관습을 지닌 그리스인에게 페르시아 황제는 “얼마를 주면 죽은 조상을 먹겠느냐”고 물었다. 모두 펄쩍 뛰었다. 황제는 시신을 먹는 관습을 가진 칼라티안(인도의 한 부족)인에게 “얼마를 주면 조상을 불태우겠는가”라고 물었다. 역시 펄쩍 뛰었다.
 
시신을 먹는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가톨릭 영성체에서 예수의 피와 살을 먹는다고 떠벌리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라고 묻는다.
 
저자는 미국의 여성 장의사다. 20대에 화장터에 취직했다. 이력은 간단치 않다. 시카고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고 죽음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했다. 어릴 때 우연히 어린 아이의 추락사를 보고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고 한다. ‘장의사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채널로 1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이기도 하다. 상업화, 기업화되는 장례 문화를 비판한 전작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은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는 장례 문화의 인류학 혹은 장례 문화 탐방기다. 멕시코에선 10월 말에서 11월 초 죽은 자의 날 축제를 벌인다. 무슬림에서는 고인을 씻기는 사람으로 선택되면 큰 영광이다. 환경도 관계가 크다. 바위가 많으면 땅에 묻기 어렵고, 나무가 부족하면 화장이 어렵다. 티베트가 그렇다.
 
웰 다잉이 유행이다. 장례 문화도 되돌아볼 때가 됐다. 책은 죽음을 다루는데 전혀 엄숙하지 않다. 위트가 있어 책을 읽고 나면 죽음이 조금은 무섭지 않게 느껴진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