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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앞두고…文, 판문점 선언의 '평화협정' 꺼냈다

중앙일보 2020.11.06 11:52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종전선언에 이은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속할 뜻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롯데호텔제주에서 진행된 제15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자신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특히 이날 연설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롯데호텔제주에서 진행된 제15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자신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특히 이날 연설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이날 영상으로 대신한 제주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올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았다”며 “정전협정이 체결되었지만,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한국은 아직도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슬픔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화협정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비핵화 구상의 사실상 최종 목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의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이날 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평화협정은 종전선언을 전제로 한다. 실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평화협정을 하려면 당연히 종전선언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연설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북ㆍ미를 비롯한 남ㆍ북ㆍ미 3자 회담 등은 ‘톱다운 방식’을 활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호했던 방식이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선거 기간 중 김 위원장을 ‘깡패’라고 부르며 히틀러에 비유했다. “핵 능력 축소에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톱다운이 아닌 전통적 실무협상을 중시해왔다.
 
문 대통령은 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한 미 대선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직접 보고받은 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굳건한 한ㆍ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ㆍ미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에 공백이 없도록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꾸준하게 추진해 남북 관계 진전과 함께 평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역량을 계속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서훈 실장도 이날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한ㆍ미ㆍ일 안보실장 화상 협의에서 “미국의 대선이 종료된 만큼 북ㆍ미 대화 노력이 조기에 재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3국 안보실장은 미국 대선 상황과 관계없이 외교안보 협력이 공백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라고도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나는 남북한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ㆍ보건협력체를 제안했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지지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과 북은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 자연재해를 함께 겪으며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방역 물품 지원 등을 시사한 말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가다 뒤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돌아가다 뒤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편 “한국은 파리협정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왔다”며 “2030년까지 7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이 유력해지자 “77일 안에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협약에서 탈퇴했었다. 바이든 후보가 언급한 77일은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을 의미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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