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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중단하라” vs “모든 표 집계하라” 시위대 화염병 충돌

중앙일보 2020.11.06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개표소에서 개표 중단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개표소에서 개표 중단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표를 훔치지 말라(Stop The Steal)!”
 

상대편 지지자 향해 쓰레기 투척
곳곳서 몸싸움·방화 난동 이어져
트럼프 지지 수백 명 개표소 포위
네바다선 “표 훔치지 말라” 외쳐

“모든 표를 집계하라(Count Every Vote)!”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주요 도시 곳곳에선 정반대의 주장을 담은 시위대의 구호가 뒤엉키고 있다. 우편투표 부정을 주장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모든 투표지의 개표를 요구하는 바이든 지지자들이 각기 시위에 나서면서 혼란과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는 상대 시위대를 공격하거나 거리에 불을 지르는 등 소동을 벌여 수십 명이 체포됐다고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각 주 정부는 소요사태에 대비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새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단체 회원들이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거리에서 흉기에 찔려 크게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한 술집에서 대선 개표방송을 보고 귀가하던 친(親)트럼프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회원들이 공격을 받아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당시 피습 영상에는 이들이 칼에 찔려 피를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단체 회원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BLM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한 용의자 3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모든 표를 끝까지 개표할 것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모든 표를 끝까지 개표할 것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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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4일 아침 트럼프·바이든 지지 시위대가 각각 거리 행진을 벌였다. 행진 도중 시위대 일부가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했고, 출동한 주 방위군에 의해 10명이 체포됐다.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도 트럼프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이들이 트럼프 지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져 여러 명이 다쳤다. 뉴욕에서도 시위대가 길거리에 불을 지르고 상대편 지지자들을 향해 쓰레기와 달걀을 던지는 등 난동을 피우다 20여 명이 체포됐다.
 
트럼프 캠프가 4일 미시간 법원에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히면서 지지자들이 개표소를 습격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세 곳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성명이 나오자 일부 경합 주에서는 지지자들 수백 명이 개표소를 포위하고 “개표를 중단하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시간주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가 진행 중인 디트로이트 TCF센터 건물로 들어가 개표소 문과 창문을 두드리며 항의했다. 직원들은 건물 출입구와 창문 등을 합판으로 막으며 시위대에 맞섰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네바다주에서도 80여 명의 트럼프 지지자가 개표가 이뤄지고 있는 클락카운티 선거센터 밖에 모여 “표를 훔치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에선 2000년 대선 때 일어났던 ‘브룩스 브라더스’ 폭동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시 공화당 조지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의 핵심 승부처였던 플로리다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재검표가 이뤄지던 투표소에 난입해 문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사건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브룩스 브라더스 정장을 입었다고 해서 ‘브룩스 브라더스’ 폭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대선 당선자의 확정이 사상 유례 없이 지연되면서 각 주 정부도 시위 격화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거리 곳곳의 상점들도 폭동에 대비해 설치한 유리창 가림막을 그대로 둔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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