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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강렬한 실루엣, 오 마이 갓”

중앙일보 2020.11.06 00:02 종합 16면 지면보기
영국 디자이너 크러칠리가 2019년 ‘런던패션위크 AW’때 선보인 한국 ‘갓’ 패션. [사진 에드워드 크러칠리]

영국 디자이너 크러칠리가 2019년 ‘런던패션위크 AW’때 선보인 한국 ‘갓’ 패션. [사진 에드워드 크러칠리]

“한복 전통 치마, 저고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연구하던 중 갓을 발견했다. 그 형태의 심플함, 가벼움, 그리고 강렬한 실루엣이 정말 아름다웠고 흥미로웠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크러칠리
2년 전 런던서 갓 패션 선보여
‘서울패션위크 21SS’에도 참가
“남이 당신 옷 뭐라 할지 신경 꺼라”

에드워드 크러칠리

에드워드 크러칠리

지난달 디지털 런웨이로 개최된 ‘서울패션위크 21SS’에서 무대(22일)를 선보인 영국 디자이너 에드워드 크러칠리(사진)는 2019년 AW(가을·겨울) 런던멘즈패션위크 때 한국의 전통 모자 ‘갓’을 등장시켜 주목을 받았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영국패션협회 해외 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 서울 디지털 무대에 선 그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크러칠리는 2년 전을 떠올리며 “패션쇼에서 갓을 본 유럽 사람들은 웨일즈 전통 모자라고 생각했고, 미국인들은 식민지 개척자들의 모자를 떠올렸다고 한다”며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고 했다.
 
크러칠리는 런던 센트럴 세인트마틴에서 여성복을 전공했지만 루이비통 남성복 직물 파트에서 활약했다. 루이비통의 킴 존스는 물론 디올멘즈,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 카니예 웨스트 등 유명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 협업했다. 2015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론칭한 그의 특기는 영국식 전통 직물에 강렬하고 화려한 무늬를 넣는 것. 한국과 인도, 베트남, 일본 등 동양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다.
 
21SS 컬렉션에서 주려 한 메시지는.
“패션 작품엔 일본 밤문화의 어두운 느낌, 터키 황실 의복과 프랑스 커스텀 주얼리 등의 화려함이 섞였다. 극적이고 환희에 찬 옷과 무대를 보이고 싶었다.” 
 
디자인 철학은.
“가능한 최대한 아름답게 만들 것. 아름다움은 내게 가장 중요한 가치다.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자신감을 느낄 수 없다면, 그 옷을 만든 디자이너는 실패한 것이다. 이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컷과 풍부한 텍스처, 글로벌한 영감이 내 옷의 특징이다. ”
 
동양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난 아름다운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각국 전통의상과 텍스타일을 많이 연구하는 이유다. 인류 문명은 시작부터 다양한 여러 문화가 서로 영향을 끼쳤고, 이런 뒤섞임에 푹 빠졌다. 서로 ‘구분 짓기’보다 우리 자신을 하나의 글로벌 시민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서울패션위크 21SS’ 의상. [사진 에드워드 크러칠리]

‘서울패션위크 21SS’ 의상. [사진 에드워드 크러칠리]

2019년 무대에 쓸 ‘갓’은 어떻게 구했나.
“내 쇼에 필요한 모자를 책임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오리지널 갓의 형태를 살짝 변형해 챙을 완전히 평평하게 하고, 나일론 패브릭을 사용해 광택과 모던함을 더했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나.
“한국에 정말 가고 싶다. 한국 문화를 알면 알수록 그 아름다움과 영감에 빠져들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진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대비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나라인 것 같다. 전통과 모던함(판소리에서 K팝까지), 도회적인 것과 아름다운 자연. 대조적인 것엔 늘 아름다움이 있다.”
 
패션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남들이 당신 옷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전혀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다. 오직 자신의 기쁨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멋져 보일 수 있다는 점만 생각해라. 이건 사실 인생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조언인 것 같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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