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병상의 코멘터리] 설마 했는데..진짜 나쁜 트럼프

중앙일보 2020.11.05 21:29
 
 

트럼프 선거불복 선동..지지자들 전국서 시위,충돌
개인적 이익위해 승복 않고,정치 영향력 계속 행사할듯

트럼프 지지자들이 4일 미시간주 개표소를 찾아가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지지자들이 4일 미시간주 개표소를 찾아가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1.

미국 대선이 점입가경입니다.  
투표가 끝난 다음날인 4일 (미국 현지시간)에도 혼돈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흙탕물을 일으키는 주역은 트럼프 대통령.사실상 선거 불복입니다.  

 
트럼프는‘시스템에 문제 있다’‘연방대법원으로 가겠다’면서 지지자들을 선동했습니다.  
역전당한 위스콘신에서 재검표를 요구했고, 경합지역 3곳에 대해선 개표중단을 요구했고, 수많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개표과정에 부정이 있고, 그래서 중단을 요구하며, 최종 판단은 자기편이 많은 연방대법원이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2.

트럼프의 외침에 지지자들은 행동으로 답했습니다.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개표방해를 위해 개표장으로 몰려들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마지막표까지 까라’며 반대시위에 나섰습니다.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심각한 폭력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광범하게 갈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황당한 것은 트럼프의 주장이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믿고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3.

재검표와 개표중단 두가지 모두 말이 안됩니다.  
 
위스콘신의 경우 트럼프가 이기다가 부재자 표에서 바이든이 따라잡아 뒤집은 경우인데, 이미 표차가 2만표로 벌어졌습니다. 2000년 부시와 고어가 재검표를 한 플로리다의 경우 1784표 차이에 불과했죠.  
 
개표중단 주장은 ‘부재자 투표가 부정’이란 얘기입니다. 선거당일 도착하지 않은 표는 무효라고 억지 부립니다.  
언제까지 도착하면 유효로 취급하느냐는 주 단위로 자율적으로 정합니다. 그 결정이 옳으냐는 판단 역시 주 단위 법원에서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나 연방대법원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4.

트럼프가 이렇게 무리하게 떼를 쓰는 이유는 뭘까요.

 
정치적 분열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겠죠.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정치적 영향력을 지니는 것은 트럼프 입장에서 여러모로 필요해 보입니다.  
 
퇴임후 트럼프에겐 많은 난제가 예상됩니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뮬러 특검이 유보해둔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의혹과 관련된 기소 가능성입니다.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몰래 받았다는 혐의입니다. 트럼프는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뮬러는 지난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퇴임후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코로나로 부동산 사업이 잘 되지 않아 빚이 많다고 합니다. 퇴임후 1조원 이상의 빚을 연장하지 못할 경우 파산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5.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합니다.  
패자의 승복과 승자의 아량으로, 선거기간중 갈등을 화합의 동력으로 승화시키는 멋진 이벤트같은..

 
그런데 트럼프는 정반대로 가는 겁니다.  
끝까지 자신의 지지자들을 끌어안고 갈등의 골을 파겠다는 자세입니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빈부격차가 심해진데다 SNS를 통한 편가르기가 훨씬 쉬워진 환경에서 트럼프의 이런 포퓰리즘 선동은 상당히 먹혀들 것으로 보입니다. 취약해진 정치판엔 독약을 푸는 행위입니다.  
 
6.

더욱이 민주당은 상원에서 예상했던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바이든이 약속한 좌회전, 즉 재정확대가 필요한 주요 정책들은 상원에서 모두 막힐 겁니다.  
트럼프는 열성지지자들을 동원해 상하원 공화당 의원들을 격하게 몰아갈 겁니다.  
 
그리고 4년뒤 ‘도난당한 대권을 되찾겠다’며 79세 트럼프가 다시 대선에 뛰어들지도 모릅니다.  
트럼프는 이미 측근들에게 농담처럼 ‘2020년에 패배하면 바로 2024년 출마선언하겠다’고 말해왔답니다. 오마이갓.
〈칼럼니트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