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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탈원전 의혹' 칼뺀 날, 尹 처가 사건은 특수부 배당

중앙일보 2020.11.05 15:28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뉴스1·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 [뉴스1·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고강도 수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 사건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의 지휘 없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를 맡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일 윤 총장의 아내 김씨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의혹 사건을 특수부에 해당하는 반부패수사2부(부장 정용환)에 배당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사건도 모두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됐다.  
 
대형 비리 및 부정부패 사건을 다뤄온 특별 수사 전담 부서에 윤 총장 처가 사건에 대한 의혹 규명을 맡긴 것이다. 코바나 의혹 사건은 윤 총장의 아내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6월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시기에 전시회 후원사가 늘어난 것이 의심스럽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김 대표와 어머니 최모씨는 2010년 수입차 판매업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시민단체 등은 지난 9월 이들 의혹을 모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안은 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에서 진행해 왔다. 그런데 검찰은 최근 한국거래소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를 수사사건으로 별도 등록해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재배당 대신 ‘별도 등록’이라는 형식을 빌어 다시 한 번 본격 수사에 착수한 셈이다. 
검찰이 5일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

검찰이 5일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

탈원전 수사 날, 특수부로 간 尹처가 사건  

검찰 내부에서는 배당 시기와 부서 모두 ‘묘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고발된 지 한달이 넘은 시점에서 특수부에 배당하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취지에서다.  
 
이에 해당 의혹을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는 안을 놓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용환 부장 간 이견이 심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혐의 유무를 검토한 정 부장이 사건 배당을 거부하는 뜻을 비쳤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등 대형 금융 수사를 지원하고 있는 인력이 많아 사건에 투입할 일손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고 한다. 이에 당사자에 대한 기초조사 없이 시민단체 고발장만으로 반부패수사부에 배당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상징하는 ‘월성1호기 조기폐쇄’과 관련한 검찰의 전방위적 압수수색과 시기가 겹친 것도 언급된다. 이날 대전지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 장관은 이를 맞받아 국회에서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기 위해서 편파수사,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목도된 바에 의해도 청와대 압수수색을 수십회 하는 것들이 상당히 민주적 시스템을 공격하고 붕괴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원전 수사에 돌입한 날 총장 부인 사건을 배당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은 ‘윤 총장 몰아내기’이자 ‘물타기’”라면서 “혐의 구성이 힘든 고소‧고발 사건을 특수부에서 수사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윤 총장 아내 김건희 대표의 코바나 컨텐츠 협찬 의혹 ▶처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의혹 ▶윤 총장 장모의 불법 요양기관 운영 의혹▶윤 총장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 무마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김수민‧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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