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영 사회1팀장
5선 의원·여당 대표 출신의 정치인 추 장관은 명분을 챙길 목표를 윤 총장으로 삼고, 무기로는 저격을 고른 듯하다. 취임 이후 인사 및 수차례의 수사지휘권 행사, 이른바 ‘커밍아웃’ 검사의 사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 등의 과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였다. “윤 총장이 문제다.” ‘사표 쓰라’는 말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타깃을 직접 겨냥하는 추 장관의 특성은 ‘커밍아웃’ 검사들과의 설전에서도 드러났다. 젊은 검사들이 내부 통신망에서 몇 마디 한 걸 두고 직접 참전해 “손 보겠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던졌다. 숫자가 늘자 일선 검사들과 척을 지는 건 유리하지 않다 판단했는지 국민청원 응답에서 “총장의 중립성이 문제”라며 총장과 검사들의 선긋기를 시도했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전방위 저격에 나선 장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세 트롯 가수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란 노래가 떠올랐다(feat. 조국 전 장관).

노트북을 열며
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이 검찰개혁을 화두로 던진 메시지 중 국민과 검사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추 장관의 윤 총장 저격은 타깃에 대한 분명하고 지속된 공격으로 정치적 의미를 지닐지는 모르지만 “윤 총장만 떠나면 검찰개혁이 완성되나”란 반문에 더욱 힘이 실어줄 뿐이다. 윤 총장의 “진정한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검찰의 사명이란 원론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에 이어 또 하나의 어록으로 남을 것 같다.
이가영 사회1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