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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로봇 장치 착용하고 스포츠 기록 겨룬다

중앙일보 2020.11.05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중앙대의 로봇자전거를 타고 있는 김영훈 선수. 혼자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를 굴린다. [사진 중앙대]

중앙대의 로봇자전거를 타고 있는 김영훈 선수. 혼자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를 굴린다. [사진 중앙대]

# 하지마비 장애인 김영훈(27)씨는 2년 전부터 주말마다 중앙대에서 로봇 자전거를 탄다. 김씨는 2016년 다이빙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로봇 자전거’에 올라타면 모터 등 외부 동력 없이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페달을 밟아 주행할 수 있다.
 

사이배슬론 도전하는 한국 과학
중앙대 신동준 교수는 로봇 자전거
KAIST, 착용형 ‘워크온수트4’ 개발

# 이주현(20·지체장애 1급)씨는 4일 오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전 본원의 스포츠 센터에서 로봇을 착용하더니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이씨는 지난해 고교 졸업을 3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완전마비됐다. 평소에는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지만 로봇을 착용하면 걷기는 물론 계단 오르내리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자유자재다.
 
KAIST 공경철 교수팀이 개발한 워크온수트4를 착용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이주현 선수. [사진 KAIST]

KAIST 공경철 교수팀이 개발한 워크온수트4를 착용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이주현 선수. [사진 KAIST]

김씨와 이씨는 이달 13일 국제 장애인 대회인 사이배슬론(Cybathlon) 대회에 한국 대표팀으로 참여하는 선수다. 김씨는 중앙대에서 ‘전기자극 자전거’ 종목에, 이씨는 KAIST 대전 본원에서 ‘착용형 외골격 로봇’ 종목에 각각 출전한다. 사이배슬론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cyborg)와 경기를 뜻하는 라틴어 애슬론(athlon)의 합성어다.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기록을 겨루는 스포츠 대회다. 종목은 ▶뇌-기계 인터페이스 ▶전기자극 자전거 ▶로봇의수 ▶로봇의족 ▶전동 휠체어 ▶착용형 외골격 로봇 등이다. 두 사람 모두 대회 우승을 목표로 기록 단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이배슬론의 전기자극 자전거 종목에는 한국 대표팀이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다. 신동준 중앙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김정엽 서울과기대 교수, 박기원 인천대 교수,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함께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주행할 수 있는 로봇 자전거 ‘임프로B’를 개발했다. 신 교수는 “대회 이후에는 장애인뿐 아니라 근력 보조가 필요한 노약자·환자를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로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씨의 출전은 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돕고 있다. 공 교수 연구팀은 2016년 사이배슬론 첫 대회 같은 종목에 참여해 동메달을 수상했다. 올해 대회 준비를 위해 엔젤로보틱스·세브란스재활병원·영남대·재활공학연구소 등이 협력해 ‘워크온수트4’를 개발했다. 워크온수트4는 착용자가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1분 이상 서 있는 것이 가능하다. 공 교수는 “지난 대회 출전 선수들이 착용했던 로봇은 지팡이 없이 1초도 서 있을 수 없었다”면서 “안전성은 물론, 구동력, 보행속도, 사용 시간 등 여러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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