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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검찰개혁"···추미애에 반격했다

중앙일보 2020.11.03 19:42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과 만찬을 위해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강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과 만찬을 위해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과 강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의 방향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회적 강자 엄벌하는 것이 국민의 검찰"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 부장검사(30명) 대상 리더십 교육에서 "새로 부장이 된 여러분이 이런 검찰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제도는 프랑스혁명 이후 공화국 검찰에서 시작했다"며 "검찰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공화국 정신에서 탄생한 것인 만큼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많았지만,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며 "검찰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법 집행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국민의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의 비리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고, 그것을 통해 약자인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지켜본 한 검사는 "현 정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 고위 간부는 "총장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도대체 추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의 방향은 무엇인지 물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치고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치고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총장 행보 정치 중립 훼손"  

추 장관은 윤 총장의 강연이 시작되기 직전인 오후 3시 법무부 알림을 통해 "(윤)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며 저격했다. 이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 옹호 기관으로 거듭나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검찰개혁의 방향성을 밝혔다. 현 정부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줄이고 있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대폭 축소됐다. 이를 두고 검찰 일각에서 검찰의 권력 비리수사 역량이 저하됐다며 우려하고 있다.
 
윤 총장의 방문은 2~5일 진행되는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쯤 진천 법무연수원에 도착해 1시간가량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후 오후 6시부터는 참석자들과 만찬을 했다. 법무연수원 진입도로에는 윤 총장의 지지자들이 갖다놓은 화환이 놓였다. 화환에는 "윤석열 영웅, 추미애 망나니"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과 짧은 만남 

윤 총장은 강의 전 자신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도 짧게 만났다. 추 장관은 지난 6월 채널A 사건을 이유로 한 검사장을 직무 배제하면서 부산고검 차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 이후 경기 용인 법무연수원 분원에서 근무하던 한 검사장은 지난달 14일에는 다시 진천으로 자리를 옮기는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이날 윤 총장 강연 직전에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강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차장은 부장검사로서 후배를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고 한다. 김 차장 산하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윤 총장의 장모 최모 씨의 요양병원 투자사건을 수사 중이다. 수사팀은 최씨의 요양병원 개설 및 급여비 부정수급 관여 의혹에 대해 최근 병원운영 관계자를 소환해 의료법 위반 혐의 규명에 공세적으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차장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채널A 사건 수사로 지난 8월 초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기소했으나 한 검사장의 유착 여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한동훈 검사장. [중앙포토]

한동훈 검사장. [중앙포토]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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