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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제도권 타다’…‘매출액 5%’ 기여금으로 내야

중앙일보 2020.11.03 10:23
 플랫폼 운송사업에 편입하는 대신 사업 중단을 선언한 타다. 사진 VCNC.

플랫폼 운송사업에 편입하는 대신 사업 중단을 선언한 타다. 사진 VCNC.

플랫폼 운송사업자, 이른바 ‘제도권 타다’ 의 세부 방안이 약 5개월 만에 공개됐다. 면허 총량은 제한을 두지 않고, 기여금은 ‘매출액의 5%’ 수준으로 제시했다. 중소 스타트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300대 미만까지는 기여금 차등 혜택을 준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의 정책 권고안
플랫폼운송사업, 총량과 기여금 공개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사업성과 밀접한 플랫폼 운송사업의 면허 총량과 기여금 규모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정책 권고안을 내놨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인 시행령의 틀을 짠 게 지난 5월 출범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다.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전 포티스 대표를 비롯해 하헌구 인하대 교수,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 등 9명 전문가로 구성됐다.  
 

허가대수 총량 상한 두지 않기로  

스타트업계의 관심사는 혁신위의 정책 권고안 중 플랫폼 운송사업의 허가제도다. 신설된 플랫폼 운송사업은 자체 플랫폼과 차량을 확보해서 운영하는 형태다. 이 사업을 하려면 기여금을 내고 택시 면허에 기반을 둔 총량제 적용을 받아야 한다. 택시업계와 갈등을 겪은 타다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편입하는 대신 사업 중단을 택했다. 
14일 출범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렸다. 앞으로 2주에 한번씩 모여 여객법 개정안 시행령을 논의하고 협의할 예정이다. 국토부.

14일 출범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렸다. 앞으로 2주에 한번씩 모여 여객법 개정안 시행령을 논의하고 협의할 예정이다. 국토부.

그렇다면 혁신위가 협의한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자격 요건은 뭘까. 사업자는 호출ㆍ예약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과 13인승 이하로 30대 이상 차량, 차고지, 보험 가입 등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권고안에 따르면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전체 허가 대수(총량)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토부 소속 공무원을 포함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만 면허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앞으로도 택시 총량 등을 고려해 전체 허가 대수를 관리할 수 있다.  
 

100대 미만은 2년간 납부 유예

기여금은 매출액의 5%를 기본으로 하되, 운행 횟수당 800원, 허가 대수 당 월 40만원 중 사업자가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중소 스타트업의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300대 미만까지 차등 혜택을 준다. 300대 이상 운영할 경우에는 기여금 전액을 내야 한다. 200대 이상 300대 미만은 기여금의 50%, 200대 미만은 25%를 낸다. 100대 미만 사업자는 2년간 납부 유예가 가능하도록 권고했다. 
 
기여금은 고령 개인택시의 청ㆍ장년층 전환, 고령 개인택시 감차, 종사자 근로여건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스타트업계에서는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기여금이 발목을 잡을 것을 우려한다. 예컨대 사업을 중단하기 전까지 타다는 약 1500대를 운영했다. 기여금 기준으로 ‘허가 대수당 월 40만원’을 택했으면 한 달에 6억원의 기여금을 내야 사업을 할 수 있다.  
 

“타다 비춰볼 때 이익 창출 어려워”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작성한 ‘운송플랫폼사업 활성화 방안 리포트’에 따르면 “타다의 운영사례 등에 비춰볼 때 플랫폼 운송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새롭게 플랫폼을 개발해야 하는 사업자의 경우 개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봤다.  
 
한편 플랫폼 가맹사업에는 ‘차량 단위 가맹계약’을 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플랫폼 가맹사업은 운송 플랫폼을 확보하고 택시를 가맹점으로 모집해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혁신위는 법인택시가 회사 보유 차량별로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이는 특정 사업자에 의한 플랫폼 독점을 방지하고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국토부 백승근 교통물류실장은 “(헉신위의) 권고안을 기반으로 제도 개선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며  “플랫폼과 택시의 상생을 통해 국민의 모빌리티 이용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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