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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첫 5나노 칩 상하이서 공개, 이재용식 중국공략 나선다

중앙일보 2020.11.02 17:00
엑시노스1080 [사진 트위터 아이스유니버스 계정 캡처]

엑시노스1080 [사진 트위터 아이스유니버스 계정 캡처]

삼성이 중국 접근법이 탈바꿈하고 있다. 한때 현지 1위였던 스마트폰·TV 등 완제품 판매 대신,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시스템반도체 사업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른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기업 간 거래(B2B) 위주로 전환이다. 삼성의 중국 사업 개편에는 스마트폰·TV 등 소비재 시장에서 당분간 예전 위상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도 더해져 있다.
 

삼성, 중국서 최신 칩셋 공개 결정 

2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열흘 뒤인 12일 자체 개발한 첫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셋 '엑시노스 1080'(사진)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공개한다. 애플이 아이폰12에 첫 5나노 칩셋 'A14 바이오닉'을 탑재한 가운데, 삼성도 중국에서 처음으로 최신 공정에 기반한 5나노 칩셋을 내놓게 됐다. 
 
엑시노스 1080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엑시노스990'의 후속작 중 하나다. 애플·퀄컴과 성능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 있던 중앙처리장치(CPU) 개발팀을 해체하고, ARM의 '코어텍스' 설계도대로 CPU를 개발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음 달 공개할 중국 비보의 신작 스마트폰 'X60', 삼성의 중급기기 '갤럭시 A시리즈' 2021년작에 들어간다. 중국 업체의 중급 스마트폰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재용의 B2B2C에 따라 중국 사업구조 개편 

최근 삼성은 중국에서 B2C에 힘을 빼고 반도체를 비롯한 B2B에 집중하고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1년 뒤인 2015년쯤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주장한 'B2B2C' 전략 가운데 하나다. '기업(삼성)-기업(중국 기업)-소비자(중국인)' 형태의 B2B2C는 스마트폰 위주 B2C 의존도를 줄여 위험 부담을 줄이는 사업 방식이다. 2014년 애플이 아이폰6로 중국에 처음 진출하고, 화웨이까지 득세하면서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이 1% 미만까지 줄어든 것도 B2B2C 확대에 영향을 줬다.
 
삼성의 대중국 사업모델인 B2B2C. 김영민 기자

삼성의 대중국 사업모델인 B2B2C. 김영민 기자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포와 비보·샤오미는 올해 들어 삼성에서 이미지 센서와 칩셋, 5G 모뎀 등 각종 비메모리 칩을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앞서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에 먼저 쓰였다.
 
샤오미가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CC9를 내놓으면서 함께 공개했던 삼성전자의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센서 크기가 여성 시계만 하다. [사진 샤오미 유튜브 계정 캡처]

샤오미가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CC9를 내놓으면서 함께 공개했던 삼성전자의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센서 크기가 여성 시계만 하다. [사진 샤오미 유튜브 계정 캡처]

중국 현지매체 신랑망(新浪網)은 "삼성이 중국 내 사업을 조정할 때마다 '삼성의 패배' '삼성의 탈 중국' 같은 해석이 나오지만, 이는 삼성이 중국에서 겪는 변화를 외면하는 분석"이라며 "최근 몇 년간 삼성은 낮은 기술의 제조업에서 반도체·통신·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위주로 중국 사업을 재편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은 중국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삼성의 중국 생산시설 역시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라인을 철수했고, 쑤저우 공장의 액정(LCD) 라인은 올 8월 중국 차이나스타에 넘겼다. 톈진 TV 공장은 내년에는 가동하지 않는다. 그 대신 부품 시설 투자는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시안 반도체 공장에 80억 달러(약 9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고, 삼성SDI도 시안에 전기차용 배터리 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췄다. 삼성전기는 톈진에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퍼시터(MLCC) 공장을 완공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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