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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칭찬한 현대차 노사 관계…기아차는?

중앙일보 2020.11.02 16:19
기아자동차의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 연합뉴스

기아자동차의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 연합뉴스

기아차 노조, 3일 파업 찬반 투표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3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아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칭찬한 터라 기아차 노조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2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3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2일 경기도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9번째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냈다.
 
노조는 친환경차 시대 인력 감축을 우려해 전기∙수소차의 모듈 부품 공장을 별도로 만들지 말고 기아차 공장 내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도 제안했다.
 
기아차 노조 지도부가 올해 8월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뒤 서울고등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기아차 노조 지도부가 올해 8월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뒤 서울고등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현대차 노조는 임금 동결 합의

3분기 실적에 세타2 엔진 결함 관련 사상 최대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한 사측의 결정도 비판했다. 기아차 노조는 “3분기에 1조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품질 비용을 반영하는 바람에 195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며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한 이사회는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아차와 달리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11년 만에 임금(기본급)을 동결하며 올해 임금 협상을 파업 없이 타결했다. 임금 협상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투표를 한 결과 52.8%가 찬성했다.
 
지난 9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낸 현대차 노사가 마주 앉아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지난 9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낸 현대차 노사가 마주 앉아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임금 동결하고 일자리 지키는 실리적 접근 

현대차 노사의 임금 동결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교섭을 시작한 지 불과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내는 성과도 올렸다. 2009년 임단협(38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간에 노사가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를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임금을 동결하되 일자리를 사수하겠다는 노조의 실리적인 접근 방법 등이 주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미래차 전략 발표를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가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고용안정과 부품 협력사 상생을 위해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단체협약 맞물린 기아차, 현대차와 상황 달라 

문 대통령과 막역한 송철호 울산시장도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교섭에서 무분규로 임금을 동결하는 등 통 큰 합의를 했다”며 “앞으로도 미래차를 위해 노∙사∙민∙정이 똘똘 뭉쳐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현대차와 다른 점은 올해 단체협약 협상이 임금협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임금 동결로 끝났지만 기아차 노조는 잔업 등 실제 근로 조건과 관련한 회사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조도 현대차 이상으로 임금을 올리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파업 찬반 투표에서 최대한 찬성 비율을 끌어올려 투쟁 동력을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2012년부터 매년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평균 70% 안팎의 찬성률로 가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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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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