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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인식도 옛말' 코로나 시대 각광받는 손바닥 인식

중앙일보 2020.11.02 13:18
 
 
스마트폰이나 출입문의 잠금장치 해제 방식은 오랫동안 사용돼 온 숫자, 패턴에서 벗어나 지문과 홍채, 안면인식 등 생체 인식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손바닥, 손등까지 생체 인식 기술이 확장되며 인증 방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체 인식 기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기존 인증 방식보다 강력한 보안과 편의성을 제공하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비접촉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술과 산업

생체 인식 기술은 사람의 고유한 신체적 특성을 활용해 신원 인증에 주로 활용됩니다. 생체 인식 기술과 인증 방식은 일반적으로 FIDO(Fast Identity Online)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생체 인식 기술의 표준을 정하기 위한 국제적인 기구가 있으며, 인식 기술은 대표적으로 FIDO 1.0과 2.0으로 구분합니다. FIDO 1.0은 모바일 환경에서, FIDO 2.0은 모바일과 PC의 웹 브라우저를 포함하는 환경에서 작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생체 인식 기술이 2.0으로 발전하면서 FIDO 2.0은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체인증 표준과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모바일 기기는 물론 가전제품, 자동차 등 우리 주변 생활 기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생체 인식 기술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 생체 인식 시장 규모는 2024년이 되면 약 5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FIDO 얼라이언스 기구 (출처: 위키미디어)

FIDO 얼라이언스 기구 (출처: 위키미디어)

 
생체 인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 및 측정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체적 생체 인식입니다. 사람의 얼굴 생김새, 지문, 손바닥 정맥, 홍채 등 신체적 특징을 기반으로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 방식은 걸음걸이나 행동 등 습관적 생체 인식입니다. 팔자걸음을 걷는지, 어떤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지 등의 특징을 포착해 인식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지문 인식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되었고, 건물 출입문에서도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지문 인식 기술의 대중화 이후,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에 홍채 인식과 안면 인식 기술이 탑재됐습니다.
 
홍채는 사람마다 모두 다른데, 심지어 쌍둥이도 홍채의 패턴이 달라 구별이 가능합니다. 홍채 인식은 눈동자를 인식하고 홍채의 주름, 굴곡 등 특징을 분석해 디지털 정보로 변환합니다. 지문과 달리 특징이 사라지거나 변하지 않아 보안성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안면 인식은 얼굴 전체를 스캔하고 윤곽 및 코, 눈 등의 높낮이 등을 파악합니다. 안면 인식은 최근 마스크를 껴도 인식할 정도로 편의성이 높지만, 사진으로 인식을 시도해도 인증되는 등 보안성이 낮은 문제가 있습니다. 보안성보다는 편의성에 중점을 두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체 인식에는 음성 인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간 목소리가 비슷한 경우가 있고, 인공지능 기반 음성 합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음성 인식 방식은 보안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아직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귀 모양을 인식하거나 걸음걸이를 인식하는 등 더욱 다양한 비접촉 생체 인식 기술이 실생활에 활용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홍채 인식 (출처: 뉴럴링크)

홍채 인식 (출처: 뉴럴링크)

 

신분증 대체부터 출입, 결제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생체 인식 기술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신원 인증은 물론, 공항과 연구소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신원 인증을 위한 목적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대신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간편결제, 은행 ATM기기에서 출금 등 다양한 금융 업무에도 활용합니다. 자동차에도 생체 인식 기능을 적용해 시동을 걸 때 지문을 인식하는 지문 인식 스마트키 시스템이 등장했습니다. 안면 인식 기술로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한 후 운행 중 운전자의 졸음을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도 가능합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은 생체 인식 기술은 손바닥 인식입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손바닥 인식 기술을 이용해 신용카드 대신 결제하는 전용 단말기와 결제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사용자의 손바닥 주름과 정맥 등의 특징을 기반으로 신원을 식별합니다. 스캐너에 손을 댈 필요가 없이 손바닥만 스캔해도 결제가 되므로 편의성이 돋보입니다. 또한, 지문과 달리 비접촉 방식이라 코로나 시대에 유용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마존 손바닥 인증 (출처: 아마존)

아마존 손바닥 인증 (출처: 아마존)

 

위조 가능성 작지만

생체 인식 기술은 숫자나 패턴과 같은 비밀번호 방식보다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 비밀번호는 바꾸면 되지만, 생체 정보는 만약 유출되면 바꿀 수가 없어서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음성인식의 경우 딥러닝 등 학습과 복제를 통해 유사한 음성을 만들어 악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같은 약점은 여러 생체 인증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생체 정보를 암호화 코드로 변환하고 이를 인증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때 중앙 시스템 한 곳에 데이터를 보관하면 또 다른 보안 위협이 존재하기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분산 저장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현재, 생체 인식 기반의 비대면, 비접촉 인증 기술은 향후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주요 기술입니다. 생체 인식 기술의 대중화는 인식률 개선은 물론, 생체 인식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하고 활용할지가 핵심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종류의 신체 인식 기술이 어떻게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게 바꿔 놓을지 기대됩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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