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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마음은 차분하게, 몸은 활발하게 코로나 우울 다스려요

중앙일보 2020.11.02 09:00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율 학생모델·백채희·남재준·유소윤·김윤하 학생기자가 코로나 블루 시대의 마음 방역법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 흥국사를 찾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율 학생모델·백채희·남재준·유소윤·김윤하 학생기자가 코로나 블루 시대의 마음 방역법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고양 흥국사를 찾았다.

코로나19로 커져가는 우울·불안·분노·좌절·절망

고요하게 다스려 몸과 마음 지켜나가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지 벌써 10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어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일상생활에 생긴 변화로 인해 무기력과 두려움에 시달리게 됐죠. 코로나19가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무기력증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Blue)’를 넘어 분노로 폭발하는 ‘코로나 레드(Red)’, 좌절·절망·암담함으로 이어지는 ‘코로나 블랙(Black)’까지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19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요.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윤하(경기도 매봉초 6)·남재준(서울 도성초 6)·백채희(경기도 수원금호초 6)·유소윤(경기도 배양초 6) 학생기자·이준율(경기도 호동초 5) 학생모델
왼쪽부터 유소윤 학생기자·이준율 학생모델·백채희·남재준·김윤하 학생기자가 흥국사 ‘해탈문(解脫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해탈문은 괴로움과 헛된 생각에서 벗어나 아무 거리낌이 없는 진리의 깨달음을 얻는 문이다.

왼쪽부터 유소윤 학생기자·이준율 학생모델·백채희·남재준·김윤하 학생기자가 흥국사 ‘해탈문(解脫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해탈문은 괴로움과 헛된 생각에서 벗어나 아무 거리낌이 없는 진리의 깨달음을 얻는 문이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증(blue)이 합쳐진 신조어예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거리 두기·이동제한·도시 봉쇄로 인해 사회적 피로감이 쌓인 데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조차 마땅치 않아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우리말로는 ‘코로나 우울’이라고 해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20~65세 이하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또는 불안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지난달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도 올 상반기(1∼6월) 의료기관을 찾아 우울증 진료를 받은 환자가 59만2951명으로 지난해 전체(79만8427명)의 4분의 3가량에 해당할 만큼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죠. 상반기 수치를 고려하면 올 한 해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해탈문을 지날 때는 문 아래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두 손을 마주한 합장 자세로 천천히 이동한다.

해탈문을 지날 때는 문 아래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두 손을 마주한 합장 자세로 천천히 이동한다.

특히 지난 9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국민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요. 고려대 KU마음건강연구소(소장 최기홍 심리학과 교수)가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국민 정신건강 추적 연구’에 따르면 경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5월 33.9%, 7월 32.3%였으나 9월엔 38.4%로 상승했습니다. 중등도 이상 우울 증상을 경험한 사람도 24.3%(5월), 22.3%(7월)에서 29.5%(9월)로 증가했죠.
 
이에 정부는 8월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심리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관계부처가 협력해 대상·단계별로 심리 지원을 하고 있어요. 카카오톡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친구 등록하면 무료로 코로나 우울 자가진단이 가능하며, 보다 심도 있는 자가검진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자가진단’ 앱을 활용하면 됩니다.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도 운영해요. 또, 지난 6월부터 의료진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숲 치유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사찰체험·치유 관광·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 등도 제공하죠.
흥국사 툇마루에 앉아 따뜻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휴식 중인 다섯 사람.

흥국사 툇마루에 앉아 따뜻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휴식 중인 다섯 사람.

코로나19로 인해 반년 넘게 정상적인 등교를 못 한 학생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교육부는 지난 7월 학생·학부모·교사 등 67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학년이 바뀌었지만 5·6월이 돼서야 첫 등교를 했고, 그마저도 마스크와 칸막이에 가로막힌 채였죠. 소중 학생기자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취재하며 만난 학생기자단 친구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요. 원격수업은 재미없어요”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니 답답해요”라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죠.  
 
코로나19로 우울해 하는 소중 친구들에게 변기환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우울하거나 짜증 날 때 마음을 다스리는 5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이완 요법입니다. 손·발 등 몸의 일부분에 힘을 줬다가 서서히 풀며 이완하는 거죠. 이완하는 순간 몸의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하며 불안한 증상이 호전됩니다. 두 번째는 이미지를 상상해 신체를 이완하는 심상법인데요. 조용한 숲속, 시원한 바닷가, 부드러운 구름과 같은 평온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긴장을 완화하는 거죠. 세 번째는 생각을 중단하는 겁니다. 머릿속으로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거나 밖으로 소리 내 기합을 외쳐보세요. 신체 일부를 살짝 꼬집는 것도 좋아요.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게 브레이크를 거는 거죠. 네 번째는 운동입니다. 운동하면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몸의 감각에 집중하게 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각자 좋아하는 취미 생활에 몰두해 보세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등 취미 생활을 즐김으로써 마음을 다스릴 수 있죠.”
흥국사 ‘범종각(梵鍾閣)’. 1박 이상 머무는 템플스테이의 경우 타종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흥국사 ‘범종각(梵鍾閣)’. 1박 이상 머무는 템플스테이의 경우 타종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해 김윤하·남재준·백채희·유소윤 학생기자·이준율 학생모델이 변 임상교수의 조언을 실천해보기로 했습니다. 고요한 숲속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며 마음을 치유하기로 했죠. 다섯 사람이 찾은 경기도 고양 흥국사는 어린이·청소년 템플스테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대응 의료진 및 방역관계자를 위한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도 운영합니다. 체온을 재고 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템플스테이용 법복으로 갈아입은 학생기자단을 서암 스님이 두 팔 벌려 반겼어요.
흥국사 서암 스님이 불교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5가지 계율 ‘오계’를 설명하고 있다.

흥국사 서암 스님이 불교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5가지 계율 ‘오계’를 설명하고 있다.

“공기 좋은 흥국사에 온 걸 환영해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잠시 템플스테이가 중단됐었는데, 지난 10월 다시 열렸죠. 여러분은 ‘숲 탐방과 함께하는 어린이·청소년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겁니다. 불교의 5가지 계율인 ‘청소년 오계’를 배우고, 스님과 차를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관해 이야기할 거예요. 마음을 차분히 한 뒤에는 뒷산에서 특별한 숲 탐방을 하며 몸을 움직여 봅시다.”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스님이 나눠준 구기자차를 맛봤어요. 쌀쌀한 바람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죠. “오계는 불교에 입문한 재가 신도가 지켜야 할 5가지 계율을 말합니다. 불교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계율이죠. 오늘은 여러분의 나이에 맞춰 ‘청소년 오계’를 배워볼 거예요.”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서암 스님은 마음 다스리는 법 중 하나로 ‘호흡명상’을 추천했다.

스님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서암 스님은 마음 다스리는 법 중 하나로 ‘호흡명상’을 추천했다.

청소년 오계는요. ‘첫째, 산목숨을 죽이지 않겠습니다’ ‘둘째,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습니다’ ‘셋째,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넷째, 친구들과 싸우지 않겠습니다’ ‘다섯째, 부모님과 스님의 말씀을 어기지 않겠습니다’예요. 특히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부분에서 학생기자단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죠. “공부를 안 했는데 했다고 거짓말했어요.”(재준) “정해진 시간에만 영상을 보기로 엄마와 약속했는데 몰래 본 적 있어요.”(윤하) “휴대전화를 갖고 놀다 걸렸는데 하지 않았다고 했죠.”(준율) “꾀병 부렸어요.”(소윤) “공부 중에는 스마트폰을 만지면 안 되는데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몰래 했어요.”(채희) 등 거짓말을 한 경험을 털어놨죠.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서암 스님이 묻자 “양심에 찔려서 차라리 학교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소윤) “떨리고 불안했어요.”(채희)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거짓말을 한 뒤 신나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어요. 불안하고 죄책감이 들죠. 이처럼 거짓말은 우리 마음을 좀먹는답니다. 거짓말 대신 좋은 말, 바른말을 해보세요. 나 자신뿐 아니라 듣는 사람도 행복해질 거예요.”
 
“저는 천주교 신자예요. 저처럼 다른 종교를 믿거나 무교인 사람도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나요?” 재준 학생기자가 물었어요. “기독교·천주교 신자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템플스테이를 찾아요. 종교를 뛰어넘은 자아 성찰 체험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죠. 승려의 식사법인 발우공양, 번뇌를 잊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하는 108배 등 불교 문화를 체험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어지러운 마음에 대한 답을 얻고 상담하기 위해 절을 찾는 이들도 있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보니 자연과 더불어 조용한 곳에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도 오곤 한답니다.”
스님의 설명에 윤하 학생기자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어지러운 마음에 대한 답은 어떻게 얻나요? 힘들거나 잡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시나요?” “불교에서 모든 번뇌는 내 몸·말·생각으로 인해 생기는 고통을 가리켜요. 수행자의 기본은 번뇌를 없애고 몸과 마음을 살피며,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거죠. 마음이 힘들고 복잡할 때는 다른 곳으로 화를 돌리려고 노력합니다. 하루 중 시간이 날 때마다 명상해요. 명상하며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거죠. 기독교·천주교의 기도와 같은 원리랄까요. 말 나온 김에 다 같이 호흡명상 한번 해볼까요?”
 
호흡명상의 기본자세는 가부좌입니다. 가부좌는 좌선 수행할 때 앉는 자세예요. 오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얹어 놓는 것을 결가부좌라고 합니다. 결가부좌가 어려운 몇몇 학생기자들은 한쪽의 발만 다른 쪽의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는 반가부좌 자세를 취했죠. 가부좌가 힘들다면 어떤 자세든 각자 편한 자세를 취해도 좋아요. 그다음 허리를 곧게 펴고 팔을 무릎 위에 편하게 올려놓습니다. 왼 손바닥을 오른 손바닥 위에 겹친 뒤 양손의 엄지를 맞대면 호흡명상 준비 완료죠. 다섯 사람이 눈을 감자 서암 스님이 명상 볼을 한번 ‘둥~’ 쳤어요.
호흡명상에 몰입한 소중 학생기자단.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내면에 집중한다.

호흡명상에 몰입한 소중 학생기자단.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내면에 집중한다.

우리는 온종일 쉬지 않고 호흡하지만 어떻게 숨을 쉬는지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죠. 호흡명상하며 내가 어떻게 숨을 쉬고 있는지, 내 들숨·날숨은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을 ‘알아차림’이라고 부릅니다. 우선 코로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 보세요. 세 번 반복한 뒤 편하게 호흡하고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 몸을 스캔합니다.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어딘가에 힘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느끼며 부드럽게 호흡·이완합니다. 이제 코끝에 의식을 집중하세요. 두 콧구멍 사이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느껴봅니다. 숨이 거친지 부드러운지, 공기가 따뜻한지 차가운지 관찰하세요. 콧구멍으로 들어온 숨이 내 몸 어디까지 닿는지도 알아차려 봅니다. 다음은 의식을 끌어내릴 차례예요. 의식을 모아 배꼽 밑 손가락 세 마디 정도 위치에 집중합니다. 들숨·날숨에 따라 배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거죠.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들더라도 따라가지 말고, 내 호흡만 바라보세요. 그렇게 5분 내외를 집중하자 명상 볼이 ‘둥~ 둥~ 둥~’ 세 번 울렸어요.
 
“천천히 눈을 뜹니다. 어때요? 명상하며 무슨 생각했나요?” “눈을 감고 있으니까 친구 생각이 났어요. 하지만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준율) “들숨·날숨이라는 단어를 들으니까 과학 시간에 배운 게 생각났어요. 산소가 몸을 순환한다는 말이 떠올랐죠. 몸 구석구석 산소를 보내기 위해 집중했어요.”(채희) “생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왜 자꾸 다른 생각이 들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인식하면 돼요. 다만 그 생각에 관심을 두지 않고, 호흡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내 마음이 묵직하게 가라앉는 과정을 느껴보세요. 복잡했던 머리가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명상을 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뇌를 가진다고 해요. 오늘 배운 호흡명상을 습관화해 보길 바라요.”
공양할 때는 쌀알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한다는 마음으로 먹을 만큼만 음식을 담아야 한다.

공양할 때는 쌀알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한다는 마음으로 먹을 만큼만 음식을 담아야 한다.

명상도 마쳤으니 배를 채워야겠죠. 스님들이 평소 식사하는 것을 가리켜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고 합니다. 발우란 국그릇·밥그릇·청수그릇·찬그릇 등 스님의 네 가지 그릇을 뜻해요. 청수물을 돌려 그릇을 헹구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해 식사가 끝날 때도 물로 헹구어 남은 음식을 모두 먹죠. 쌀알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것을 지어낸 이의 공덕을 헤아리는 마음이 담긴 식사법이에요. 학생기자단은 넓은 그릇 하나에 먹을 만큼 음식을 담아 점심 공양을 했습니다. 애호박 무침·고추 찜·콩 조림·김치·비트 장아찌 등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반찬이 가득했죠. 평소 먹던 반찬보다 심심한 맛이 어색하긴 했지만, 다섯 명 모두 남기지 않고 공양을 마쳤어요. 각자 사용한 그릇은 직접 설거지합니다.
점심 공양으로 애호박 무침·콩 조림 등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반찬과 밥을 정갈하게 담았다.

점심 공양으로 애호박 무침·콩 조림 등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반찬과 밥을 정갈하게 담았다.

차린 이의 공덕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공양을 마친 학생기자단의 그릇.

차린 이의 공덕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공양을 마친 학생기자단의 그릇.

공양 후 사용한 그릇은 스스로 치우는 게 원칙이다. 점심 공양을 마친 학생기자단이 각자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하고 있다.

공양 후 사용한 그릇은 스스로 치우는 게 원칙이다. 점심 공양을 마친 학생기자단이 각자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하고 있다.

따뜻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휴식을 취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님을 따라 뒷산에 올랐어요.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렸으니 이제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거죠. 다섯 사람은 커다란 나무를 중심으로 작은 오두막을 짓기로 했습니다. 준율 학생모델이 키보다 훨씬 큰 나뭇가지를 가져와 문을 만들었고요. 나머지 친구들도 힘을 모아 가지들을 세웠죠. 나뭇잎으로 장식하니 학생기자단만의 멋진 나무집이 탄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그랗게 모여 호흡명상을 하며 들뜨고 흥분된 마음을 다스렸죠. “실내에서 하는 것보다 숲속에서 명상하니 집중이 더 잘됐어요.” 명상에 완벽 적응한 소윤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한 걱정과 우울감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몸도 마음도 환기해 본 하루였습니다.
서암 스님(맨 왼쪽)과 함께 소중 학생기자단만의 작은 나무집을 지으며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옹기종기 자리 잡았다.

서암 스님(맨 왼쪽)과 함께 소중 학생기자단만의 작은 나무집을 지으며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옹기종기 자리 잡았다.

변기환 강원대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미니 인터뷰

새와 바람 소리를 느끼며 숲속 호흡명상에 빠져든 학생기자단.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새와 바람 소리를 느끼며 숲속 호흡명상에 빠져든 학생기자단.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게 당연하다고 느껴지는데, 마음이나 정신이 아플 때는 병원에 가기가 꺼려져요. 병원에 꼭 가야 하나요.
마음이나 정신이 아픈 이유는 결국 뇌 기능이 불균형하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원인으로 뇌에 변화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감정·생각·행동 장애가 발생해 공부·친구 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죠. 마음·정신의 병이 생겼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이 정신과 질환에 대해서도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거죠. 치료를 통해 뇌 기능의 불균형을 바로 잡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어요.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는지, 주로 어떤 증상인지 궁금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학교·어린이집이 장기 휴원하면서 육아 스트레스가 증가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요. 통계 수치상으로도 그렇고 진료실에서 제가 느끼기에도 우울·불안 증상으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가 늘었죠. 심리적 증상뿐 아니라 통증·어지러움·가슴 답답함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평상시보다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들과 자주 다투는 등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환자도 많죠.
 
코로나 블루를 넘어 강한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을 겪는 사람도 있다고 해요. 어떤 원리로 우울이 분노로 발전하나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다 이어져 있나요.
우울 증상에는 에너지 레벨이 줄어들면서 의욕이 저하되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초조해지고 분노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도 포함돼요. 두 가지 모두 공통으로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결핍되는 것이 주원인이죠. 감정은 포유류 진화 이전부터 발생했어요. 행복·슬픔·공포·분노·놀람·혐오 등 기본적인 감정은 포식자와 싸우거나 도망가고 번식을 위해 짝을 짓는 등 생존을 위한 목적으로 발생했죠. 크게는 ‘다가가는 것(긍정적인 감정)’과 ‘피하는 것(부정적인 감정)’으로 구분해요. 부정적인 감정들은 연속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왜 우울증이나 무기력·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는 건가요.
우울증·무기력감·불안감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를 생물-심리-사회(Bio-Psycho-Social) 이론이라고 하죠. 먼저 타고난 소인(유전적 배경)이 우울증에 취약할 수 있어요. 또 성장 배경, 그 환경과 상호작용 과정에서 형성된 성격적 측면이 우울증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사회적 환경의 변화, 예를 들면 지금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경제 침체로 일한 대량 실직 등이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이나 극단적 선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다룰 때는 이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접근해야 한답니다.
 
몸이 힘들 때는 마음도 더 힘든 것처럼 느껴지는데 체력과 정신도 상관관계가 있나요.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어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말초 신경계와 중추 신경계라는 신경망으로 연결됐죠. 따라서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머리가 아프다든지 가슴이 답답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거꾸로 몸이 아프거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 우울·불안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우울증으로 병원을 가면 어떤 치료를 받나요. 약을 먹거나 주사도 맞나요.
우울 증상의 정도와 원인을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 면담·심리검사·혈액 및 뇌 영상 검사 등을 실시합니다. 진단을 내린 후에는 중증도와 양상에 따라서 심리 치료를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투약 치료도 하죠. 항우울제·항불안제·기분 조절제·항정신병약 등이 있어요. 항우울제 중 주사제로 쓰이는 약은 없지만, 동반된 불안 증상이 매우 심할 경우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항불안제를 주사약으로 쓰기도 합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예전부터 템플스테이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 취재로 체험할 수 있어 매우 기뻤어요. 고양 흥국사는 처음인데,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아름다웠죠. 스님이 마음 다스리는 법과 함께 명상 방법도 알려주셨어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찰 음식은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 해서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어요, 특히 자신이 사용한 그릇은 스스로 설거지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절 주변의 숲을 걸으며 자연도 느끼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김윤하(경기도 매봉초 6) 학생기자
 
템플스테이를 통해 제 인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청소년 오계를 배우며 앞으로는 사찰 밖에서도 다섯 가지 규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점심 공양은 조금 힘들었어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으로만 구성된 사찰 음식은 처음 접해봤거든요. 그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었답니다. 숲에 가서 친구들과 나무로 집도 짓고, 바람을 느끼며 명상도 했어요. 집에 돌아가선 가족에게 오늘 배운 명상법을 알려줬죠. 평상시에도 명상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누구나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남재준(서울 도성초 6) 학생기자
 
템플스테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취재로 많은 걸 배웠어요.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구기자차를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있어 계속 마시고 싶었죠. 호흡명상을 할 때는 평소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 느껴졌어요. 가끔 다른 생각도 났지만, 알려주신 대로 집중하려 노력했죠. 명상을 하면 제 내면도 들여다보고 집중력도 높아지고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찰 음식은 처음 먹어봤는데, 맛이 독특했지만 남기지 않았죠. 점심 공양을 마친 후에는 설거지했어요. 약간 서툴렀지만 새로운 경험이었죠. 숲 체험을 하며 지은 나무집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완성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직접 나무를 옮겨 지은 집을 보니 뿌듯하고 신기했습니다.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하고 싶어요.  백채희(경기도 수원금호초 6) 학생기자
 
절·스님 같은 단어를 생각하면 산속 깊은 곳에 있고 우리와는 거리감이 있는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에 큰 위안을 느꼈죠. 공양할 때 양념조차 남기지 않고 다 드시는 모습을 보며 평소 맛이 없으면 대충 먹고 버리는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명상하는 법도 배웠는데요. 기분이 좋지 않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짜증부터 내기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  유소윤(경기도 배양초 6) 학생기자
 
처음 접한 불교 문화는 매우 신기했어요. 흥국사에 도착하자마자 스님 옷과 비슷한 법복으로 갈아입고 스님과 차담을 하며 사찰 예절에 대해 배웠죠. 차분하게 명상한 후에는 맛있는 사찰 음식을 맛보며 점심 공양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절 뒷산에 올라가 숲 체험을 했죠. 새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자연 속에서 마음 방역을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절에서의 생활은 조금 딱딱하고 엄격할 거라 생각했는데, 하룻밤 자고 가고 싶을 만큼 알찬 하루였어요.  이준율(경기도 호동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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