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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보궐선거 다가오는데 갈길 먼 박원순·오거돈 수사

중앙일보 2020.11.02 05:00
지난 7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 뉴스1

지난 7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 뉴스1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및 관련 당헌 개정 여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전당원투표 결과가 2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전직 서울ㆍ부산시장을 둘러싼 사건의 수사 진행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혐의 피고소 사건 ‘공소권 없음’
경찰 “성폭력 방조·묵인 의혹, 비서실 등 활발히 조사”

경찰, 오거돈 전 시장 사건 강제추행만 인정해 8월 송치
검찰 “사건 수사중…언제 기소할지 확인해줄 수 없다”

 먼저 지난 7월 9일 숨진 채 발견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와 전직 여비서 성추행 혐의, 그리고 성추행 혐의를 둘러싼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ㆍ묵인 혐의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는 피고소인인 박 전 시장이 숨졌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그간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를 밝힐 핵심 열쇠는 업무용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 조사다. 경찰은 법원이 휴대전화 포렌식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수사가 미뤄졌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22일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제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유족은 이틀 뒤 법원에 포렌식 절차에 대한 집행정지 및 준항고(불복 신청)를 신청했다. 법원은 아직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경찰 수사는 사실상 답보 상태다. 휴대전화는 봉인 상태로 경찰청에 보관 중이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의) 변사 사건은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이 중지된 상태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성범죄 자체에 대해서도 당사자의 사망으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다만 “(박 전 시장) 주변인의 성폭력 방조ㆍ묵인에 대한 조사는 활발하게 진행했다. 피고소인뿐 아니라 비서실 관계자 등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사했다”며 “박 전 시장 고소인의 고소장 유출과 2차 피해, 댓글 등으로 (피해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한 수사도 상당 부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는 연내 결과 발표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를 상대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영애 국가인원위원장은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조사 중인 사건인 만큼 내용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전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일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에서 구속영장 기각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일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에서 구속영장 기각 후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23일 부산시 여성 공무원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며 사과함과 동시에 부산시장직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도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 25일 강제추행 혐의로 오 전 시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이후 두달이 지나도록 검찰은 아직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언제쯤 기소할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 등을 전제로 하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을 물 수 있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보다 법정형이 세다. 
 
 경찰은 지난 4월 23일부터 4개월간 시민단체와 언론이 제기한 오 전 시장 관련 성추행 의혹(13가지)을 수사했고 그 결과 강제추행 혐의만 인정돼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고 했었다.
 
 경찰은 4·15 총선 전 성추행 사건을 은폐한 의혹(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무직 공무원을 통한 사건 무마시도 의혹(직권남용), 또 다른 여직원을 추행하고 다른 기관에 채용을 청탁했다는 채용비리 의혹(공무집행방해) 등은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5월 28일 청구된 오 전 시장 구속영장은 범행을 인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을 송치하면서 “부산시 정무라인 관계자 등 총 21명을 참고인 조사하고 통화내역 8000여회를 조사했지만, 사퇴 시기를 오 전 시장이 정하거나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과 소통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별도로 제기한 지난해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당사자와 면담했지만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고 했다.
 
 지난 8월 25일 경찰이 발표한 이같은 수사결과에 시민단체 등은 “경찰이 지난 4개월간 13개 혐의로 오 전 시장과 관련자 59명을 수사하고도 강제추행 혐의만 밝혀내는 데 그쳤다”며 수사부실을 비판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검찰은 그동안 수사 재지휘를 통해 사건을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에 기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며 빠른 기소를 촉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의 송치 두 달이 넘도록 여전히 수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경찰이 규명하지 못한 성추행 사건 은폐 의혹(공직선거법 위반) 등 다른 혐의가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을 아직 수사 중이다. 언제쯤 기소할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선윤·김기환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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