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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소의 뿔은 두개입니다" 윤석열 흔든 檢수사관 한마디

중앙일보 2020.11.02 05:00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고지검을 방문, 일선 검사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고지검을 방문, 일선 검사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총장님, 현재 상황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십시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대전고·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수사관이 공개적으로 건넨 말이 검찰 내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총장은 이날 대전고·지검 검사, 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결코 꺾이지 마세요" 

수사관은 "총장을 볼 때마다 무소가 떠오른다"며 말문을 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과거에도 많은 인사가 윤 총장을 무소에 비유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하는 점이 돌파력 있는 무소를 닮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수사관은 "무소는 큰 뿔과 작은 뿔 두 개를 가지고 있다. 큰 뿔은 총장이 맡되, 작은 뿔은 나눠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총장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어려워도 꺾이지 말라. 정의가 살아있는 것을 보여달라"며 윤 총장이 오는 7월까지 임기를 마쳐줄 것도 당부했다. 수사관의 발언 후 윤 총장은 "고맙다"고 짧게 마음을 전하고, 다른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눈시울이 붉어진 참석자들도 있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결집하는 검찰 

대검 국감에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고 작심 발언한 이후 검찰 내부는 윤 총장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총장님, 힘내세요' '병든 가슴을 뛰게 해주신 총장님 응원합니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국감 전날인 지난달 21일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댓글을 다는 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한 평검사를 겨냥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전국 검사들이 '나도 공격하라'는 취지의 수백개의 댓글을 남겼다. 
 
대검 국감 이후 윤 총장의 첫 공개 일정에선 일선 수사관이 윤 총장을 지지하는 발언까지 했다. 이날 수사관의 발언도 추 장관에 반발하는 검찰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3일 법무연수원 강연...한동훈 근무하는 곳 

윤 총장은 오는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초임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지난 9월 승진한 사법연수원 34기 부장검사 30명이 대상이다. 9일엔 신임 차장검사들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대검은 "윤 총장의 강화는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이미 이전에 확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검찰 인사 이후 같은 달 14일에도 법무연수원을 찾아 같은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은 연수원 방문에서 윤 총장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연수원은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검사장은 지난 1월 검찰 인사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으로 좌천된 뒤,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9월 경기 용인 법무연수원 분원을 거쳐, 지난달 진천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대검에 따르면 윤 총장은 법무연수원 교육 이후에도 전국 순회 일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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