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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D-1] 사전투표 1억표, 미국은 이미 선택했다

중앙일보 2020.11.02 00:02 종합 1면 지면보기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우편투표와 조기 직접투표를 합친 사전투표자가 9300만 명을 넘었다. 선거일 이후까지 도착할 우편투표를 고려하면 최종적으로 1억 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일 투표보다 4000만~5000만 표 많은 사전투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 승자를 가릴 결정적 변수가 됐다.
 

현장투표보다 5000만표 많을 듯
가늠자 선벨트, 개표 5일께 윤곽
우편투표 3200만표 배송 지연 비상
트럼프 “결과 수주 기다려야할 수도”

미국 50개 주 사전투표 집계 사이트인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 현재 전국의 사전투표자는 9329만여 명이었다. 2016년 투표자(1억3753만 명)의 67.8%에 달하며, 2016년 전체 사전투표자(5720만 명)보다 63% 많다. 각 주 선거사무소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 수가 3200만 표인 걸 고려할 때 올해 사전투표자는 1억20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 상당수의 주가 대선 당일 또는 전날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한다. 도착이 지연된 사전투표가 제때 도착하지 않을 경우 무효표가 돼 개표 결과를 놓고 혼란을 부를 수 있다.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대선 경합주 사전투표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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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만 1억 명을 넘을 게 확실시되면서 올해 대선 투표율은 지난 대선(56%)을 훨씬 넘어 1992년(61.3%) 이래 28년 만에 6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합주에서 2대1 또는 3대2로 민주당이 압도했던 정당별 사전투표 비율이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팽팽해졌다. 남부 ‘선벨트’ 주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전투표 대열에 대거 합류한 때문이다.
 
1406만 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870만여 명(61.9%)이 사전투표를 마친 플로리다에선 민주당원 341만여 명(39.2%)이 투표했고, 공화당원은 316만 명(38.1%)이 투표했다. 플로리다 최종 승자는 185만여 명인 무당파 사전투표자, 배달 중인 141만여 표의 우편투표와 300만~400만 명의 당일 현장 투표 결과에 달린 셈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조사에 따르면 전국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7.3%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4년 전처럼 ‘샤이 트럼프’가 대거 투표소로 몰릴 경우 당일 투표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경합주 가운데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 등 선벨트 지역의 경우 우편투표를 포함한 개표 준비를 미리 하기 때문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0시(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정도에 승패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주에선 ‘푸른 신기루’(푸른색은 민주당 상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전투표에서 강세인 바이든 후보가 초반에 앞서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반면에 펜실베이니아는 11월 6일까지 우편투표 접수를 마감하는 것을 포함해 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주는 선거 당일에야 개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초박빙일 경우 개표가 수일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WP “개표 질질 끌 경우, 내전 수준 소요 우려” … 일부 주 방위군 소집령
 
미국대선역대투표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대선역대투표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들 주에선 현장투표에 강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초반에 앞서는 ‘붉은 신기루’(붉은색은 공화당 상징) 현상이 나타났다가 우편투표 개표율이 높아질수록 바이든 후보가 추격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이곳에선 개표 결과를 알려면 수주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세계가 누가 이겼는지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내전 수준의 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개표 결과가 확실한 승자 없이 며칠씩 질질 끌며 계속될 경우 소요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총기 판매량이 급증했고,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포럼에선 ‘내전’에 대한 대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이달 초 미 유권자의 56%가 대선 이후 폭력사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위스콘신·켄터키·콜로라도·텍사스주 등은 주 방위군 소집령을 내렸고,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테네시주 등도 곧 소집령을 내릴 것이라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일부 주는 주 방위군을 소집해 투·개표장 치안 유지뿐 아니라 개표 업무를 맡길 계획이라고 뉴스위크가 전했다.
 
서정건(미국정치학)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표가 일찍 끝나는 플로리다·조지아 등이 대선 결과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선거인단 29명인 플로리다에서 질 경우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연방법원은 연방우체국(USPS)을 상대로 미 최대 경합지역의 우편투표 배송을 미 대선 당일까지 완료하라고 명령했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3300만여 표의 우편투표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이스 드조이 연방우체국장이 경합 지역 우편투표 배송을 고의로 지연시킨다는 우려가 나오자 법원이 개입한 셈이다.
 
CNN에 따르면 스탠리 바스티안 워싱턴주 동부지구 연방판사는 지난달 30일 USPS에 “미 대선 경합 지역인 위스콘신주 레이크 랜드 지역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지역의 매일 밤 우편투표 분류 현황을 보고하고, 11월 3일 투표가 끝나는 오후 8시까지 배달이 완료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명령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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