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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보석길만 걸어요’…멈추고 싶은 서순라길 핫스팟

중앙일보 2020.11.01 15:00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55)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 10월의 어느 날 오후 종묘 돌담길을 따라 걷는 서순라길을 찾았다. [사진 민은미]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 10월의 어느 날 오후 종묘 돌담길을 따라 걷는 서순라길을 찾았다. [사진 민은미]

 
가을은 왠지 조바심이 나는 계절이다. 청아하고 기분 좋은 가을 공기를 즐기기도 잠시, 어느새 두툼한 외투를 꺼내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자 금요일인 23일은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저물고 있는 가을을 절감하게 했다.
 
이런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 10월의 어느 날 오후 종묘 돌담길을 따라 걷는 서순라길을 찾았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순라군이 육모방망이를 들고 순찰을 돌던 순찰길이었다. 지금은 도심 속 초록 가득한, 한적하고 고요한 길이다.
 
서순라길은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 1번지인 서울 종로에 위치해 있다. 크고 작은 주얼리 가게가 즐비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 3가역 주변과 좁은 골목으로 가득한 익선동 근처라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인적이 드물다. 종묘를 시작으로 창덕궁의 입구인 돈화문까지 이어지는 서순라길에는 돌담길을 마주하고 크고 작은 가게가 있고 낭만 가득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멈추고 싶은 서순라길 핫 스팟을 소개한다.
 

서울주얼리지원센터

서울 주얼리 지원센터 2관 입구. [사진 민은미]

서울 주얼리 지원센터 2관 입구. [사진 민은미]

 
종묘 입구에서부터 조금 걷다 보면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인 서울주얼리지원센터 2관이 나온다. 서울주얼리지원센터 2관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독창적인 주얼리와 다양한 주얼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주얼리 쇼룸이다. 입구에는 종로3가를 방문한 시민들을 위해 가이드북과 주얼리 집적지구 안내지도를 제공한다. 알찬 산책을 원한다면 ‘종로 3가 가이드북’과 안내지도를 챙겨볼 수 있다.
 

처마 밑 프러포즈

처마 밑 프러포즈.[사진 민은미]

처마 밑 프러포즈.[사진 민은미]

 
종로 3가 가이드북에 ‘종로 청혼 코스’로 소개된 이곳은 사진 한장 꼭 남기고 싶은 장소다. ‘처마 밑 프러포즈’라는 낭만적인 이름만큼 한옥으로 지어진 서울주얼리지원센터 2관의 처마 끝과 새파란 가을 하늘은 어울려 보인다. 고즈넉한 이 공간에 비가 내리는 날은 어떨까, 눈이 쌓이면 어떨까. 상상해 보니 모두 더없이 낭만적이다. 어떤 날이든, 어떤 계절이든... 반지와 함께 마음을 고백하기 딱 좋은 곳이다.
 

한국색동박물관

전시중인 작품. [사진 갤러리소연카페]

전시중인 작품. [사진 갤러리소연카페]

 
전통한옥 양식과 현대적인 공간이 어우러진 한국색동박물관은 한국의 음양오행, 상생소멸의 철학이 있는 '색동(色動, 색색으로 이어 만든 것)’의 의미를 담았다. 혼례복과 돌복을 비롯한 색동 관련 유물을 1000여점 소장하고 있다. 다양한 색동유물전시를 기획, 연구, 교육 하고 있다. 색동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보석길만 걸어요. 우리’

서울주얼리지원센터 1관 외벽. [사진 민은미]

서울주얼리지원센터 1관 외벽. [사진 민은미]

 
서울주얼리지원센터 1관 외벽에는 ‘보석길만 걸어요. 우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순간을 간직하고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미소를 담은 듯하다. 프러포즈는 단어만으로도 설렘을 준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주얼리 가게 유리창도 찾을 수 있다.
 

갤러리소연카페

쌀쌀한 날씨에 따듯한 차 한 잔이 생각날 무렵 찾을 수 있는 카페도 있다. 갤러리소연카페에는 금속공예가 김승희 교수가 만든 작품과 장신구 작가들이 만든 작품이 전시 중이다. 작품과 함께 주얼리 제품도 찾을 수 있다. 전시 공간에는 한국 고유의 전통미를 표현하는 장신구가 진열되어 있고, 그 사이로 커피 향이 가득하다.
 
카페를 나와 서울돈화문국악당이 나오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서순라길 산책은 이제 마무리 코스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을 산책을 뒤로하고 도심 속 일상으로 다시 걸어간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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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미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필진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 주얼리가 좋아서 주얼리회사에 다녔다. 명품회사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18년간 일했다. 주얼리는 소중한 순간을 담는 물건이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인생 여정과 함께 해온 주얼리가 있다. 주얼리 박스는 누구에게나 설렘을 안겨준다. 나를 빛나게,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주얼리 이야기. 창 넓은 카페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 한 잔 같이 하는 마음으로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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