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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 극대화 위해 참수…분노·증오 더 잔인하게 표현”

중앙선데이 2020.10.31 00:25 709호 12면 지면보기

프랑스 또 무슬림 테러 쇼크

29일 프랑스 니스의 테러 현장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일 프랑스 니스의 테러 현장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서 한 달 사이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들의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극단적 테러 방식 왜
변질된 교리에 빠지기 쉬운
IS 조직 문화 반영 분석도

발단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에게 참수된 사건이다.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잡지 만평을 수업 교재로 활용했다가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에게 살해됐다. 이후 29일 프랑스 니스·아비뇽·리옹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흉기 테러가 발생했다.
 
주목할 점은 테러 방식이다. 이번 테러는 모두 칼을 이용해 참수하거나 흉기로 몸을 찌르는 등 잔인한 방식이 동원됐다. 교사 참수 용의자인 압둘라크안조르프(18)는 공격 후 SNS에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메시지와 함께 피해자 시신 사진까지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가 86명의 사망자를 낸 2016년 니스 트럭 테러나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보다 훨씬 더 잔인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참수는 피살자 목에 직접 칼을 대어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인 만큼 총기나 흉기·폭발물을 통한 테러보다 공포심을 극대화한다”며 “분노와 증오를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때 인터넷에는 참수가 이슬람 종교와 관련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2018년 제주도 예멘인 난민 수용 논란 때 인터넷에 유포된 ‘코란에서 가르치는 이슬람의 13가지 교리’라는 글에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은 목을 베어 죽이라”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거짓’으로 판명이 났다. 당시 이슬람 반대파가 의도적으로 코란을 잘못 인용하거나 일방적으로 해석해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조직 문화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IS 조직원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이슬람 종교를 접하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스스로 극단주의자로 변모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특히 이들은 아랍어나 이슬람교의 기본 철학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변질된 교리에 빠지다 보니 참수·화형·수장도 거리낌 없이 습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대해 중앙 지도부의 명령 체계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S는 하부 대원들이 독립적으로 테러를 자행한 뒤 알리는 ‘선 테러 후 보고’ 체계로도 유명하다. 이렇다 보니 대원들은 서로의 테러 행위를 모방하면서 극단적인 방식을 추종하게 된다. 29일 테러도 교사 참수 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직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IS에도 조직원들의 산발적 테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 수장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으로 조직이 와해된 상황에서 어떻게든 테러 조직으로 살아남기 위해 대원들의 자발적인 테러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다.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구조적 불평등과 난민 문제 등이 가속화하면서 외로운 늑대의 활동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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