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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빛깔, 죽음의 미학…이문열 해설 세계 명작 101편

중앙선데이 2020.10.31 00:20 709호 17면 지면보기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소설가 이문열(72)씨가 선정하고 짧은 해설을 붙인 세계 명작 단편선이 재출간됐다. 출판사를 ‘무블’(무불·無不)로 바꿔 나온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사진)이다. 전체 10권, 모두 101편의 명단편이 실린다. 1차로 1권 『사랑의 여러 빛깔』, 2권 『죽음의 미학』이 먼저 출간됐다.
 
산책은 1996년 살림출판사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세종대 국문과 교수였던 이씨가 활용한 강의안이 바탕이 됐다. 이씨는 단편소설의 전범(典範)이 될 만한 매력적인 선집이 없어 아쉬웠다고 한다. 전범은 창작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문학연구에도 필수적이다. 산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선집으로 꾸며 교양 독서물을 찾는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 문학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무블판은 살림판을 그대로 재출간하는 건 아니다. 작품을 교체하거나 번역을 새로 한 것들이 전체의 3분의 1가량 된다고 한다. 가령 2권에서는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이 빠진 대신 마르셀 프루스트의 ‘발다사르 실방드의 죽음’이 들어갔다.
 
이씨는 초판 서문에서 산책이 “대단찮은 독서 범위 안에서 주관적으로 고른 작품들의 집합일 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선집에 적용된 범위와 기준이 자신의 문학체험의 한 결산이라고 했다. 이문열 문학의 바탕이 된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이씨의 안목에 따라 주제별로 한 권씩 묶어, 관심 있는 주제를 다룬 다양한 명단편들을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산책의 특장이다.
 
1권 『사랑의 여러 빛깔』은 제목대로 남녀의 사랑을 다룬 11편이 실려 있다. 일본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의 ‘슌킨 이야기(春琴抄)’가 개정 재출간판에 새로 들어간 작품이다. ‘춘금초’를 다른 단편선에서 구해 읽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중편 분량 ‘슌킨 이야기’ 뒤에 두툼한 해설을 붙였다. 고시에 실패해 방황하던 무렵 ‘춘금초’ 해석을 두고, 자신과 비슷한 문학 지망생과 벌였던 낯뜨거운 언쟁 아닌 언쟁을 거의 단편소설 밀도로 소개했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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