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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파업 멈춘 '의정 협의체'...의사 국시 문제에 파행 위기

중앙일보 2020.10.29 19:54
발언하는 강도태 2차관. 연합뉴스

발언하는 강도태 2차관.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와의 대화기구인 ‘의·정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의료계가 요구해온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문제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의협은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국시 문제 선그은 복지부 

강도태 복지부 2차관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사 국시 문제를 의정협의 선결 요건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정협의에 앞서 의사 국시 문제부터 해결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의협은 그러면서 28일까지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강 차관의 발언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서다. 
 
의사 국시 재응시는 지난 8월 ‘의료파업’의 부산물이다. 파업 동참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은 동맹휴학, 국시 보이콧으로 선배 의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지난달 4일 여당-보건복지부-의협간 집단휴진 중단 등을 골자로 한 합의 이후에도 국시 거부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정 협의체 구성 합의서 체결식에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정 협의체 구성 합의서 체결식에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스1

 

500명도 안되는 응시인원 

결국 500명도 되지 않는 희망 응시자만을 대상으로 지난달 8일부터 국시가 치러치고 있다. 올해 국시 응시 대상자(3172명)의 반의 반도 안되는 규모다. 국시는 오는 11월까지 분산 시행된다.
 
의대생들은 국시 응시 마감(지난달 6일 자정)을 넘긴 지난달 24일에서야 ‘응시’로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복지부는 “국민적 동의가 없다면 추가 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의료계가 의정 협의체 선결 요건으로 국시 문제를 들고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강 차관은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할 내용은 이미 서로 합의가 됐다”며 “의사 국시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합의한 논의내용은 의료파업을 불러왔던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의료정책이다.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전문의·전공의가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 시위와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전문의·전공의가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 시위와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뉴스1

 

의협,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  

의협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9일 오후 공식입장을 내고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했다. 의협과 정부는 현재 의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협약을 벌이고 있는 단계다. 실무협약 와중에 불참할 뜻을 밝힌 것이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애당초 복지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뿐만 아니라 능력도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앞으로의 대응은 확대·개편 중인 범의료계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전국 의사들의 뜻을 물어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이에 또다시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정부 자존심만 세우려 해"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의대생을 상대로 자존심만 세우려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시에 합격해야 의사면허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의사는 “한해 배출되는 의사가 2700명 사라지는 것”이라며 “민간병원 뿐만 아니다.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 부족은 어떻게 채우겠다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의사 국시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주관한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소신발언을 했다. 이 원장은 “의사가 진료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뜻을 표시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로 인해) 국민 감정을 거스르는 것 역시 잘못됐다”며“(하지만) 단지 그것 때문에 보건 의료인이 배출되지 못하는 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국민 보건 측면에서 앞으로 의사 국시를 보지 못해 생길 문제나 그러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의료계 등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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